이정후 '1490억'에 놀란 일본…"한국의 이치로, 우리 선수보다 연봉 더 받는다"

김지수 기자 2023. 12. 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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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들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초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이정후를 집중 조명했다. 이정후의 커리어와 가족 관계까지 상세히 다뤘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호치'는 "'한국의 이치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 1130만 달러(약 149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복수의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며 "이정후의 아버지는 과거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뛰었던 이종범이다"라고 보도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등 미국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4년간 뛰면 2027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합의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0월 피트 퍼텔러 단장이 이정후를 직접 지켜보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하기도 했던 가운데 통 큰 투자로 이정후를 품게 됐다.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기대치보다 훨씬 더 높았다. 'MLB트레이드 루머스' 등 미국 매체들이 이정후가 5년 총액 5000만 달러(약 656억 원) 수준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계약 규모는 2배를 훌쩍 넘겼다.

'CBS스포츠'가 지난 11월 "이정후가 6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80억원) 규모의 계약과 더불어 4년 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권리를 갖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지만 1억 달러 돌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일본 매체들도 놀란 눈치다. 특히 올 시즌부터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고 있는 우투좌타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의 계약과 이정후를 비교했다. 요시다 마사타카는 NPB 통산 762경기 타율 0.327 884안타 467타점 OPS 0.960의 기록을 남긴 뒤 2022 시즌 종료 후 보스턴과 4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87억 원)에 계약했다.

이정후의 경우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0.898의 누적 성적을 남기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만 요시다는 1993년생, 이정후는 1998년생으로 이정후가 5살이나 어린 데다 외야 수비 능력은 이정후가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요시다는 좌익수를 제외하고 중견수, 우익수는 소화가 어렵다. 반면 이정후는 2024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이미 예약한 상태다. 나이, 수비 능력에서 이정후의 가치가 요시다를 능가했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 호치'는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7년 연속 3할 타율을 넘겼고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다. '한국의 이치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며 "2019 WBSC 프리미어12, 2012년 도쿄올림픽,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고 소개했다.

'닛칸 스포츠'도 "이정후는 이달 초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고 내년 1월 중순까지 빅리그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었다"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에도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잠재적인 이적 후보로 꼽혔었다"고 전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정후가 요시다 마사타카보다 더 높은 계약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며 "외야수인 이정후는 1998년 아버지 이종범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던 시절 나고야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해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총액 9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이적한 야수 중 최고액이었다"며 "이정후는 연봉으로 환산하면 그 이상의 거액 계약을 따냈다"고 강조했다.  

이정후의 KBO리그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도 대박을 터뜨렸다. 이정후가 1억 13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음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로부터 1882만 5000달러(약 248억 원)의 이적료를 챙긴다.

키움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선수를 진출시킨 건 이번이 4번째다. 강정호가 2014 시즌 종료 후 이적료 500만 2015달러(약 65억 2000만 원)에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는 2015 시즌이 끝난 뒤 1285만 달러(약 168억 6000만 원)의 포스팅 이적료를 안겨주고 미네소타 트윈스로 향했다. 

김하성도 2020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3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키움은 552만 달러(약 72억 원)의 포스팅 머니를 얻었다.

2018년 7월 12일 이전 포스팅 시스템은 포스팅을 신청한 선수의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중 최고 입찰 금액을 베팅한 팀이 단독 협상권을 가질 수 있었다. 선수의 원 소속구단이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여야만 협상이 가능했다. 

이 방식으로 류현진이 2012 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을 위해 2573만 달러(약 338억 원)를 투자했다.

키움 소속이었던 강정호, 박병호도 이 방식으로 각각 피츠버그 파이리츠, 미네소타 트윈스와 협상을 벌였고 키움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 

김하성의 경우 2018년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포스팅 계약 협정 개정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개정된 포스팅 방식은 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선수의 포스팅을 신청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대상 선수를 발표한 이후 30일 동안 빅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선수의 원 소속 구단이 받는 이적료는 계약 규모에 따라 다르다. 2500만달러 이하면, 이적료는 계약 금액의 20%다. 2500만∼5000만 달러 구간이면, 이적료는 2500만달러를 초과하는 액수의 17.5%, 이 구간 기준점인 2500만1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를 합친 액수가 된다.

계약 규모 5000만 달러를 넘으면 이적료는 5000만 달러 초과액의 15%와 5000만 달러를 다시 두 구간으로 나눠 첫 2500만달러의 20%인 500만달러, 나머지 2500만달러의 17.5%인 437만 5000달러 등 세 가지를 다 더한 액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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