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72%서 독성 확인...도마 위에 오른 ‘안전성’ 문제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6@mk.co.kr) 2023. 12. 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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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제품 중 18개서 세포생존률 낮게 나와
한 대형마트의 생리대 진열 코너. (출처=연합뉴스)
국내외 생리대에서 72%의 높은 비율로 세포 독성이 확인되면서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12월 12일 박천권 성균관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진은 민간 업체(오드리선)와 합동으로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외 생리대 25종 중 18종에서 세포독성(72%)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험 대상은 국내 유통되는 유기농 생리대(6종)와 일반 생리대(10종), 유럽에서 유통되는 생리대(9종)로 총 25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포독성 검사는 세포 배양 시험을 통해 무처리 대조군 대비 세포 생존율을 평가하는 시험법이다. 시험 물질에 노출 후 24시간 뒤 세포 생존율을 평가했을 때 대조군 대비 80% 이하인 경우 세포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국내 제품의 경우 일반 생리대가 유기농 제품보다 현저히 낮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독성이 더 강하다는 의미다. 국내 유기농 생리대 6개 중 2개 제품에서 세포 생존율이 60~75%가 나온 반면, 일반 생리대는 10개 제품 중 무려 9개에서 80% 이하의 세포 생존율이 확인됐다.

유럽에서 유통되는 생리대는 9개 제품 중 7개(약 78%) 제품에서 세포독성이 확인됐다. 2개 제품에서는 60% 이하의 생존율을, 5개 제품에서는 더 낮은 50% 이하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 중 1개 제품은 10% 이하의 극도로 낮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다만 유럽 생리대는 유기농 생리대와 일반 생리대를 구분하지 않고 시험이 진행됐다.

생리대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인 ‘흡수층’은 생리혈이 흡수되는 곳이다. 유기농 생리대는 순면이나 부직포 같은 자연 소재를 이용하지만 일반 생리대는 대부분 고흡수성 수지(Superabsorbent Polymer, SAP)를 사용한다. SAP는 일회용 기저귀와 생리대, 애견패드 등에 널리 사용되는 수지로,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이지만 안전성을 검증받고 사용된다. 박 교수는 “특별히 예민한 경우에는 SAP를 사용하는 생리대보다 NO-SAP를 사용하는 유기농 생리대 사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총 25종의 생리대를 대상으로 생리대 화학성분이 용출된 세포 배양액을 각 세포에 처리한 후, 24시간 동안 세포를 배양해 생존율을 측정했다. 실험에는 반응 물질에 의한 세포독성을 평가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L929(쥐 섬유아세포), HaCaT(인간 각질형성세포)가 사용됐다. 각 세포에 대해 생리대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에 의한 생장과 사멸을 분석했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 8월 국내 유통 중인 유기농 생리대 6종을 대상으로 1차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해 이 중 2개 제품에서 세포독성이 확인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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