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0년 만의 '무관'…문선민 "공격진 골 진짜 못 넣어, 반성하고 내년에 트로피 되찾겠다"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문선민은 전북현대에서 아쉬운 다섯 번째 시즌을 보냈다.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시작한 2023시즌은 혼돈이었다. 지난 2022시즌 울산 현대에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빼앗긴 뒤, 세대교체를 외치며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를 단행한 전북은 크게 흔들렸다.
이승기, 최보경, 이용, 이주용을 포함한 베테랑의 이적이 있었고 모두 바로우, 송범근 등이 이적을 선택하면서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하파 실바와 안드레 루이스, 아마노 준 등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정태욱, 이동준, 정우재, 정민기, 오재혁 등 K리그1, K리그2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수혈하며 보강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변화 탓인지 전북의 시즌 초반은 엉망이었다. 리그 초반 7경기에서 무려 4패를 당한 전북은 뒤이어 9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 10라운드 강원FC에게 홈에서 2연패를 당했다. 8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 퇴장을 당해 2경기 징계를 당했던 김상식 감독은 결국엔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김두현 대행이 잠시 팀을 맡은 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반등을 노렸지만, 선 굵은 축구를 표방한 페트레스쿠 감독의 K리그1 첫 시즌은 실패로 끝났다. FA컵 준우승이 있었지만, K리그1 최종 4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 대신 챔피언스리그2 본선 티켓을 따는 데 그쳤다.
반대로 문선민은 이전 시즌과 달라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는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6골 1도움을 기록, 팀 내 최다 득점 2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23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는 이번 시즌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팀 공격을 이끈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아쉬운 팀 성적과 연관 지어 보면, 문선민 본인에게도 종합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문선민은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 전북이 10년 만에 무관을 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나도 공격수 입장에서 공격포인트를 많이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에 기여를 많이 못한 것 같아서 반성하고 이런 부분이 있어야 저희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거니까 이거를 잊지 않고 프리시즌 때 열심히 잘 갈고 닦아서 더 좋은 다음 시즌, 다시 저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뀌는 상황과 맞물려 전북은 경기장 안팎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문선민은 "솔직히 신경 안쓰였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어수선한 분위기에 저희가 4위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수비진 역할이 크다. 공격수들이 골을 정말 많이 못 넣었다. 그런데 수비수들이 잘 지켜줬다. 수비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시상식 전날 울산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에서 홍정호가 불의의 사고로 급히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다행히 곧바로 의식을 되찾았다.
문선민은 홍정호가 전북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며 "다른 빅리그 경험을 하기도 했고 전북에서 오래 있기도 했다. 수비에서 리더십이 강하고 어린 선수들도 잘 챙겨주고 그런 부분에서 정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라고 밝혔다.
또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거 아니까 정말 괜찮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라. 엄청 심하게 부딪혔는데 그럼에도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좋은 형이다"라고 칭찬했다.
문선민은 다가올 다음 시즌에 달라져야 할 점은 역시 공격이라고 꼽았다. 그는 "수비는 정말 최소 실점으로 막았는데 공격에서 득점을 많이 못했다. 골을 못 넣으면 이길 수 없는 거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니까 결정력, 공격 지격에서의 창이적으로 만드는 패턴 등을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최소 실점, 최다 득점 다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북은 이제 올해 마지막 경기로 방콕 유나이티드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전북은 현재 F조 2위(3승 2패 승점 9)로 1위 방콕(4승 1무 승점 13)의 순위를 뒤집을 수는 없다. 2위 팀 중 상위 3위 안에 들어야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최종전에 패하고 라이언 시티(싱가포르)가 킷치(홍콩)를 잡는 시나리오만 피하면 전북은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문선민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겨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이겨야 다음을 기다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기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특히 동남아시아 원정을 어려워 했다. 방콕과 싱가포르 원정에서 전북은 각각 2-3, 0-2로 패해 어려움을 겪었다.
유독 동남아 원정이 어려웠던 점에 대해 문선민은 "이번 시즌 유독 8월부터 경기가 엄청 많았는데 거기에 동남아 원정까지 겨 있으니까 나도 거의 처음 느껴보는 피로감으로 많이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런 부분은 저희가 적응해야 하고 두 번의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원정(홍콩)에서 이기긴 했지만, 만약 또 동남아 원정을 간다면 또다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를 잘 해야 겠죠"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는 춘추제로 변화하면서 리그 일정 도중 조별리그 일정이 시작됐다. 문선민은 이 점이 체력 소진에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저희가 동계 훈련이 끝나고 리그를 시작해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시즌을 이어갔는데 지금은 초반에 리그만 하다 더운 날씨에 챔피언스리그가 시작한다. 그런 부분에서 마이너스가 많이 난 것 같다"라면서도 "다 핑계다. 저희 뿐만 아니라 울산도 그렇고 인천, 포항도 똑같다. 포항은 이미 일찍 (!6강) 확정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다 핑계다"라고 밝혔다.
문선민은 마지막으로 "올 시즌 저희가 우승컵을 하나도 못 들어서 팬들께 정말 죄송스럽다. 이거를 저희도 잊지 않고 내년에 더 준비를 잘해서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전지훈련부터 남다른 각오로 임해 좋은 시즌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음 시즌 각오를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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