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가 뒤흔든 ‘반유대 논란’…하버드 이사회, 게이 총장 유임 결정
이스라엘과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에서 촉발된 학생들의 ‘반(反) 유대주의 발언’에 모호한 태도를 보인 미국 명문대 총장들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하버드의 클로딘 게이 총장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버드대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광범위한 심의를 통해 게이 총장이 현재 하버드대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운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동체를 치유하는 데 적합한 지도자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게이 총장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하버드 이사회는 전날 늦은 시각까지 게이 총장의 거취에 대한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성명에 당사자인 게이 총장을 제외한 이사회 멤버 전원이 서명하며, 사실상 만장일치로 유임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이사회는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테러에 대해 하버드대는 더욱 분명하게 비난과 반대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게이 총장은 지난 5일 미 하원에서 ‘유대인 학살 주장 등 혐오 발언은 대학 강령에 어긋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하버드의 가치와는 상충하지만, 우리는 혐오스러운 견해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한다”고 답하며 사퇴 압박을 받았다.
이후 게이 총장은 하버드 교내 신문 ‘하버드 크림슨’을 통해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잘못된 답변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유대인에 대한 폭력 선동과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위협은 하버드에 발붙일 수 없다. 반드시 합당한 조처가 내려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 대학가에선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이번 전쟁이 발발했는데도 학내 여론이 일방적인 이스라엘 비난으로 흐르고, 일부 과격한 주장에도 대학 본부가 이를 제지하지 않아 보수 성향의 기부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학교들에선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5일 청문회에선 게이 총장 외에도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과 샐리 콘블루스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이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등의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고, 비판에 직면한 매길 총장은 결국 지난 9일 사퇴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정후, 대박 계약 터졌다…1484억원 받고 샌프란시스코행 | 중앙일보
- "엄마들 모임은 동물의 왕국" 정신과 의사가 본 '서열 비밀' | 중앙일보
- “혼자 죽으면 얼마나 듭니까?” 70대 싱글남의 ‘고독사 예약’ | 중앙일보
- "9000억은 10년뒤 받을테니 팀 보강" 오타니가 먼저 제안했다 | 중앙일보
- "말소리 시끄러워" 이웃여성 귀 잘랐다…일본 70대 남성 엽기행각 | 중앙일보
- 드레스 은밀한 부분 더듬는 손…세상에서 가장 슬픈 패션쇼 | 중앙일보
- 면역력 떨어진 사람 90% 이상 감염…코로나 지나자 급증한 병 | 중앙일보
- 암투병 중인 장모 몸에 불 붙였다…사위의 충격적 퇴마의식 | 중앙일보
- "그녀라면 OK"…이효리, 창사 39년 풀무원 첫 연예인 모델 됐다 | 중앙일보
- 배우 권해효, 통일부 조사 받는다…"조총련 인사 무단접촉"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