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에…높아지는 "김기현 결단" 목소리

친윤(親尹) 핵심인 3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 대표가 전날부터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장고 모드'로 들어간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퇴 후 울산 출마라는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장 의원이) 어려운 결심을 하셨으니까 존중받아야 저는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그것만으로 이 차가워진 민심을 돌릴 수 있겠느냐. 저는 역부족이다, 그렇게 보고 있다"며 "인적인 쇄신, 국정기조의 대전환, 건강한 당정 관계 이런 것들이 함께 이제 연이어서 이루어져야지 차가워진 민심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사실상 김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 김 대표가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한 것에 대해서도 "두 가지 선택 카드 중에 하나를 들고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정말 혁신적인 안을 이렇게 내세우든지 또는 대표직 사퇴 카드. 아마 둘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우 전 의원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김 대표를 압박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며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주도적으로 한 것도 장 의원이고 김장연대의 시작과 끝을 장 의원이 결정하는 모양새"라며 "그런 차원에서 김 대표도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장고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쨌거나 인요한 혁신위가 주장해 왔던 친윤 핵심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든 험지 출마든 희생을 요구하지 않았나"며 "거기에 대한 화답이기도 해서 어쨌거나 결과적으로는 또 김 대표 포함해서 이게 혁신의 물꼬를 또 텄다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간 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왔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사퇴 가능성을 점치며 불출마보다는 울산 출마의 길을 열어주자고 제안했다. 하 의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김 대표가 사퇴하고 울산 출마는 용인해 주는 그런 방향으로 출구전략을 당이 함께 짰으면 좋겠다"며 "대표직도 사퇴하고 또 불출마도 하고, 밀려서 불출마도 하고 이렇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좀 명예로운 퇴로를 열어주는 게 아니라 너무 압박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 대표 대표직 사퇴를 이야기한 것은 그분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당 얼굴을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서 바꿔야 된다는 이런 절박한 심정으로 얘기를 한 것"이라며 "대표직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바꿔야 되고, 그런 본인이 결단을 할 경우에는 울산 출마는 당이 좀 양해를 해 주는 이런 타협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