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안믿겨" 판사도 놀랐다…'중년女 성폭행' 중학생 징역 10년
심야에 길 가던 여성을 학교 운동장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중학생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1부(이현우 재판장)는 강도강간 및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군(15)에게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했다. 벌금 20만원과 80시간의 성폭력 예방 교육 이수, 아동·장애인 관련 시설 5년간 취업제한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 "15세 소년으로 믿지 못할 정도의 범행"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토바이 구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준비했고 피해자를 끌고 가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강간했다”며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게 촬영하고 15세 소년이라고 믿지 못할 정도로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른 것은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당한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감과 성적 고통으로 쉽게 치유될 수 없을 상황에 부닥쳤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데다 피고인이 교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소년이라고 하더라도 책임에 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앙형 이유를 설명했다.
A군은 지난 10월 3일 오전 2시쯤 충남 논산시 도심에서 퇴근 중이던 B(40대)씨에게 “오토바이로 집에다 데려다주겠다”고 접근, B씨를 태운 뒤 한 초등학교 교정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B씨 신체를 불법 촬영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끌고 가 때리고 성폭행
당시 B씨는 A군을 자신이 아는 사람으로 착각, 아무런 의심 없이 오토바이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달아났던 A군은 B씨에게 빼앗은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가 위치추적 기능을 통해 경찰에 검거됐다. 조사 결과 A군은 오토바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군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A군이 범행 직전에도 성매매를 가장해 여성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강도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도예비죄도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며 A군에 대해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을 구형했다. B씨 변호인도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일상적인 활동도 못 할 만큼 생활이 모조리 파괴됐다”며 엄벌을 요청했다.
반면 A군 변호인은 “엄청난 죄를 저질러 엄벌이 마땅하나 평소에는 인사도 잘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눈물도 흘리는 아이였다”며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고 피고인 부모가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형사)공탁할 예정”이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A군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죄송하다”고 진술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히지 않았다.
피해 여성 "일상 무너져, 더 많은 벌 받아야"
이날 방청석에 앉아있었던 B씨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항소 의사를 밝혔다. B씨는 “2개월 넘게 A군 가족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고, 자필 편지도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에게도 피해 상황을 차마 밝히지 못했는데 지역에 소문이 나 일도 그만두고 재취업도 못 하게 됐다”며 “괴로움과 함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일상이 무너졌다. 더한 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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