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폭탄' 맞은 구글·애플...660조원 앱시장 지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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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앱마켓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660조원 규모의 글로벌 앱마켓이 흔들리고 있다.
구글이 자사의 인앱결제 시스템만을 이용하도록 강제한 것은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반(反)경쟁적 행위라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글·애플 등 일부 초대형 기술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앱마켓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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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강제 철퇴·각국 규제에 벼랑 끝
구글이 앱마켓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660조원 규모의 글로벌 앱마켓이 흔들리고 있다. 구글이 자사의 인앱결제 시스템만을 이용하도록 강제한 것은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반(反)경쟁적 행위라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글·애플 등 일부 초대형 기술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앱마켓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11일(현지시간) 미국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배심원단 전원일치로 원고 손을 들어줬다. 9명의 배심원단은 4시간도 채 안 되는 심의 끝에 11개 쟁점에 대해 만장일치로 "구글이 플레이 스토어(인앱결제)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했다"며 이는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따른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애플이 징수하는 최대 30%의 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해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하자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이 소송에서 구글, 애플 같은 플랫폼 업체들이 유통 수수료 명목으로 모바일 콘텐츠 수익의 15~30%를 독식하면서 정작 개발사들은 제대로 수익을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애플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악용해 과도한 수익배분을 요구하고, 이 같은 취약한 유통구조가 앱 개발사들의 경쟁을 억누르고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비슷한 소송에서는 1·2심 모두 에픽게임즈가 패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애플의 판정승을 뒤집는 이번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구글과 애플을 둘러싼 앱마켓 독과점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의 마크 렘리 교수는 "지난 20년간 구글과 애플이 형성한 거대하고 폐쇄적인 앱 생태계 장벽에 큰 구멍을 뚫은 판결"이라고 짚었다.
구글과 애플은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과 중국 당국의 앱마켓 단속 등 각국의 반독점 규제 칼날에 직면해있다. WSJ은 "구글의 패소와 각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로 거대 기술기업의 '수익 기계'가 탈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의 최종 결과에 따라 규제 없이 천문학적 이익을 누려왔던 구글과 애플의 독점 시대가 끝이 나고 금융기관처럼 당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과 애플이 창출한 앱마켓 규모는 앱스토어 매출·모바일 광고 포함 5030억달러(약 660조원)에 달한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23%를 앱마켓을 통해 올리고 있다. 에픽게임즈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이번 소송을 주도해 온 팀 스위니는 "앱 생태계에서 30%의 수수료가 사라진다면 모바일 콘텐츠 가격이 내려가면서 결국 이득을 보는 주체는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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