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챔피언의 저력... 울산, ACL 극적인 16강 진출

박시인 2023. 12.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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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아담, 가와사키와의 최종전서 멀티골 활약

[박시인 기자]

▲ 동점 만든 울산 현대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울산 현대와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에서 울산 마틴 아담이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넣고 정승현, 김성준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울산 현대가 마틴 아담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극적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울산은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I조 최종 6차전 홈 경기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3승 1무 2패로 승점 10을 획득한 울산은 I조 2위로 마감했다. 동아시아 5개 조(E~I)의 2위 팀 중 상위 3위 이내에 들어감에 따라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지었다.
 
울산, 2골 내준 뒤 2골 따라붙은 저력

울산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마틴 아담이 최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 윙포워드로 루빅손과 엄원상이 지원했다. 미드필드는 김민혁, 김성준, 이청용이 자리했으며, 포백은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이미 1위를 확정지은 가와사키는 마지막 조별리그 최종전임에도 사력을 다했다. 최소한 무승부 이상이 필요한 울산이 좀더 다급한 입장이었다. 전반 7분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이 루빅손에게 흘렀다. 루빅손이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러나 전반 초반 울산의 빌드업은 다소 투박했다. 가와사키의 압박에 고전하며 전방으로 향하는 양질의 패스가 부족했다.

기선 제압은 가와사키가 먼저 했다. 전반 17분 유스케의 크로스에 이은 야마다의 슈팅이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히며 흘러나왔다. 이후 리바운드된 공을 토노가 마무리 지었다.

전반 31분에는 울산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타 다시 한 번 가와사키가 추가골을 넣었다. 유스케, 묘간의 연속 슈팅이 조현우 골키퍼에 막혔지만 이후 타츠키의 슈팅이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2골을 뒤진 울산은 반격에 나섰다. 전반 37분 마틴 아담의 헤더가 골키퍼 손에 걸렸다. 전반이 끝나기 직전 마틴 아담이 울산에게 희망을 안겼다. 전반 45분 프리킥 상황에서 짧게 처리한 뒤 엄원상이 크로스를 올렸다. 가와사키 선수를 맞고 굴절됐지만 마틴 아담이 헤더로 돌려놓으며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들어 울산은 공격적으로 가와사키를 압박했다. 루빅손이 많은 활동량과 과감한 측면 돌파로 수비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울산은 결국 후반 8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이 수비수 마쓰나가네 유토에게 밀려 넘어졌고, 바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키커로 나선 마틴 아담의 왼발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울산은 역전을 위해 분주하게 노력했다. 좌우 풀백 김태환과 설영우의 오버래핑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4분 주민규, 아타루를 투입하며 투톱으로 전환했다. 빠르고 직선적인 경기 운용과 롱패스의 빈도를 높이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3분에는 바코마저 집어넣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나 아쉽게도 역전으로 가기에는 한 끝이 모자랐다. 결국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승점 1을 나눠가졌다.

지난 시즌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 털어내다

울산은 지난 2일 전북과의 K리그1 최종 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울산은 휴식기에 돌입하지 못했다. ACL 조별리그 6차전을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 순항한 것과는 다르게 ACL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와사키, 조호루 원정에서 패하며 각 조 1위에게 주어지는 자력 16강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목표는 조2위 와일드카드로 16강을 타진해야 했다. 가와사키는 지난 주말 일왕배에서 정상에 오르며, 좋은 분위기 속에 울산 원정길에 올랐다.

이번 울산 원정에는 레안드루 다미앙, 바페팀비 고미스 등 유럽 무대에서도 잔뼈가 굵은 외국인 선수들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도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벤치에 앉았다.

다소 힘을 빼고 나온 가와사키지만 울산을 맞아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그렇다고 이대로 무너질 울산이 아니었다. 울산의 저력이 빛났다. 마틴 아담이 2골을 책임지며 해결사로 등장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 ACL에서 가와사키, 조호루에 밀려 조3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 2팀과 1년 만에 같은 조에 편성돼 리턴 매치를 펼쳤는데, 이번에는 더 좋은 결과를 쟁취했다.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며, K리그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켜냄과 동시에 ACL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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