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 초점] ‘집게 손가락’ 젠더 갈등 한 복판에 선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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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중 하나를 고르라고 강요받는 게 가장 힘듭니다."
소위 '집게 손가락'으로 발화한 혐오 논란의 불씨가 게임 업계 전체로 들불처럼 번졌기 때문이다.
집게 손가락 논란이 발생한 한 중견 게임사 사업 기획팀 관계자는 근래 게임 홈페이지 게시판 도배와 메일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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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중 하나를 고르라고 강요받는 게 가장 힘듭니다.”
요즘 판교발 한숨소리가 서울에서도 들릴 듯하다. 소위 ‘집게 손가락’으로 발화한 혐오 논란의 불씨가 게임 업계 전체로 들불처럼 번졌기 때문이다. 진영 갈등의 링이 되어버린 게임 산업계는 하루하루 침통한 표정으로 뉴스를 뒤적이는 형편이다.
상당수 게임사는 최근 프레임 단위로 콘텐츠를 들여다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신작 출시가 임박한 게임사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지하지 못한 ‘혐오의 씨앗’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 탓이다. 당분간 게임사들은 강박적 검열에 치중하며 신작 등 콘텐츠 공개 일정에 상당 부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집게 손가락’이 들어간, 오해를 산 콘텐츠들이 실제 디자이너의 혐오 의도가 들어갔는지 명명백백하게 따져보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때까지 게임사들은 두려움을 가득 머금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최근 게임사들은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를 이곳저곳에서 받고 있다고 한다. 집게 손가락 논란이 발생한 한 중견 게임사 사업 기획팀 관계자는 근래 게임 홈페이지 게시판 도배와 메일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누구 편이냐”는 뉘앙스의 항변이 많다고 한다.
남성 게이머 비중이 아무리 높아도 게임사 입장에서는 여성 게이머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고객이다. 게임사들이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현 상황이 더욱 괴롭고 난처한 이유다. 결국 게임사들은 은밀하게 검열에 상당수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민감할 여지가 있는 콘텐츠는 ‘킬(삭제)’ 한다고 한다.
게임사들은 현 사태에 대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을 찾길 원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그저 폭풍우가 빨리 지나가길 염원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습에 연민이 느껴진다. 혐오 논란을 빚은 한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남녀 중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커뮤니티 대표의 메일을 받고 비통한 기분을 느꼈다”면서 “사태가 지나가고 ‘산업계가 더 건강해졌구나’ 돌아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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