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국제사회 지지 잃기 시작"

네타냐후 총리 "美와 '포스트 하마스' 이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이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그들(이스라엘)은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축출 작전과 관련한 이스라엘의 강경책에 변화를 줄 것을 주문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빛의 축제) 리셉션에서도 "우리는 그들(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할 때까지 군사 지원을 계속할 것이지만 조심해야 한다"며 "전 세계 여론이 하루 사이에 바뀔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하마스 소탕 이후 가자지구 통치를 놓고 미국과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이후' 문제에 대해 계속 대립하고 있다"면서도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철군, 팔레스타인 자치권 보장에 초점을 맞춘 '오슬로 협정'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의 하마스 소탕전 지지에 감사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 미국 관료들과 진지한 대화 끝에 지상전과 국제사회의 종전 압박 제한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는 점차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 의료팀이 환자를 호송하다 구금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호송환자 가운데 1명은 사망했다. WHO는 누가 적신월사 의료진을 검문-구금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가자지구 북부는 이스라엘군이 상당 부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의료 팀원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구금하는 것은 이미 건강 상태가 나빠진 환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