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민우혁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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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화제의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의사 로이킴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배우 민우혁.
그리고 2015년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정부에 맞서는 혁명군 리더 앙졸라로 무대에 선 그는 뮤지컬계 주연급 배우로 도약했다.
이후 '지킬&하이드' '프랑켄슈타인' '영웅' 등 다양한 대극장 뮤지컬 주인공을 연기했던 그가 올해 마침내 남자 뮤지컬배우들에게 꿈의 역할로 불리는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으로 출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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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마음가짐과 기량 성장하는 전환점 된 작품
올해 화제의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의사 로이킴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배우 민우혁. 그의 삶은 30살 전까지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다. 야구 명문 군산상고에서 투수로 활약한 그는 2003년 LG트윈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입단 후 6개월 만에 부상으로 은퇴해야 했다. 노래를 잘했던 그는 가수로 나섰지만 10년 가까이 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걸그룹 LPG 출신 쇼호스트인 아내 이세미가 뮤지컬배우를 권유했다.
2013년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대학로 소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중 뮤지컬 ‘데스노트’ 오디션을 봤다. 당시 낙방했지만, 심사위원이었던 김문정 음악감독이 그를 눈여겨보고 ‘레미제라블’ 오디션을 권했다. 그리고 2015년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정부에 맞서는 혁명군 리더 앙졸라로 무대에 선 그는 뮤지컬계 주연급 배우로 도약했다. 이후 ‘지킬&하이드’ ‘프랑켄슈타인’ ‘영웅’ 등 다양한 대극장 뮤지컬 주인공을 연기했던 그가 올해 마침내 남자 뮤지컬배우들에게 꿈의 역할로 불리는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으로 출연하게 됐다. ‘레미제라블’은 부산을 거쳐 지난달 30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막을 올려 내년 3월 10일까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레미제라블’은 제 삶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에요. 8년 전 뮤지컬배우를 포기하고 체육 교사를 준비할 때 오디션에 합격했습니다. 당시 앙졸라 역을 연기하면서 배우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와 희망, 감동을 주는 직업인지 깊이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무대에 대한 마음가짐 외에 기량 면에서도 한층 성장했다. 앙졸라 역을 연기하며 성대결절을 겪은 뒤 발성레슨 등을 꾸준히 받으며 내실을 다진 것이다. 그는 “앙졸라로 처음 무대에 섰을 때 ‘이제 정말 뮤지컬배우가 됐구나’라며 스스로 감동에 취했다. 하지만 공연을 이어갈수록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레미제라블’은 배우로서 제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책임감을 절실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작가 알랭 부브릴과 작곡가 클로드-미셸 쇤버그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쳤다가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이 출소 이후 만난 주교의 자비에 감동해 평생 약자 편에서 실천하는 삶을 사는 이야기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1985년 영국 런던에서 막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최장기 공연을 기록 중이다. 한국어 프로덕션으로는 2013년 초연과 2015년 재연에 이어 올해 8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뮤지컬계에서도 손꼽히는 대작으로 여러 차례의 까다로운 오디션이 뒤따르지만, 매번 실력파 배우들이 몰려든다.
“장발장은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역할이지만 이렇게 빨리 출연할 줄 몰랐어요.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땐 정말 좋았는데, 바로 부담이 몰려오더라고요. 장발장은 연기와 노래, 발성 등 모든 게 그동안 제가 소화했던 역할 가운데 가장 난도가 높거든요. 철저히 준비한 데다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번 ‘레미제라블’ 시즌의 마지막 날 커튼콜에서 후회 없는 눈물을 흘리고 싶어요.”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 이후 방송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레미제라블’ 공연 기간에는 최대한 아무 일정도 잡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도 매체 연기에 꾸준히 도전할 생각이지만, 뮤지컬은 절대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방송을 통해 저에게 관심을 가진 분들이 뮤지컬 보러 공연장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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