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이 증상’엔 응급실 가세요 [Q&A]
소아를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 유행하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의 불안감이 크다. 전염력이 높고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걸렸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예방법은 무엇인지 박준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에게 12일 들어봤다.
Q. 마이코플라스마, 일반 감기와 어떻게 다른가?
A. 일반 감기와의 차이점은 열이 높고, 또 오래 난다. 특히나 기침 가래 증상이 심하고 몸살 기운도 있다. 하지만 독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냥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성이라, 콧물이 먼저 난 뒤 기침 증상이 있고 3~4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기 마련이다. 근데 마이코플라스마는 세균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기침이나 가래가 심하고 발열이나 오한, 인후통이 심할 수가 있다. 그런 증상이 꽤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 마이코플라스마를 의심할 수 있다.
지금처럼 유행 시기에 청진이나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이 있는 경우, 마이코플라스마로 진단을 할 수 있다. 가래나 콧물을 통해서 PCR 검사를 할 수도 있다.
Q. 항생제를 처방 받아야 하나?
A. 감기약은 증상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기약을 쓰면 증상이 계속될 수 있다. 그래서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 세균을 죽이는데, 이때 사용하는 약이 ‘항생제’다.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환자가 폐렴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검사를 하지 않고도 경험적으로 마이코플라스마를 타깃으로 하는 항생제를 쓸 수 있다. 이 세균은 세포 벽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세균을 치료할 때 세포 벽을 허물어서 세균이 죽게 만드는데, 마이코플라스마는 이미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생제는 듣지 않는다. 따라서 마이코플라스마와 같은 세포 벽이 없는 세균을 죽이기 위한 항생제를 추가해 처방하게 된다.
Q. 증상이 나으면 항생제 중단해도 될까?
A. 마이코플라스마는 내 몸은 건강해졌어도 몸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세포 벽이 없어, 그 세균이 일부 세포 안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생제를 처방을 받았을 때 충분한 기간동안 사용하지 않고 중간에 끊어버린다거나 불충분하게 사용했을 땐, 오히려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증상이 모두 나아도 정해진 치료 기간만큼 충분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기간동안 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오히려 내성균의 발현을 줄여주는 방법이다.
Q. 언제 소아응급실을 가야 할까?
중등증 또는 중증으로 넘어가는 폐렴은 상급병원에서 평가를 받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 중증을 판단하는 기준은 호흡 수, 청색증, 산소포화도, 아이 컨디션 등이 있다.
먼저 아이가 호흡 곤란이 심해지다 보면 호흡수가 빨라진다. 또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생길 수 있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기 때문에 목이나 갈비뼈에 있는 근육들을 사용해서 힘들게 숨을 쉬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이 의식이 처지거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면 중증을 의심할 수 있다.
Q. 입원과 통원치료를 결정하는 차이는?
A.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의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 △흉수가 고여서 호흡 곤란이 심한 경우 △염증 수치가 높고 아이가 컨디션이 안 좋고 식이가 진행이 안 되는 등 주사 치료가 필요한 경우 또는 산소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이 있다. 이 정도의 중증환자가 아니면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
Q. 항생제 내성이 있어도 치료가 가능한가?
A. 마이코플라스마는 2019년도 조사 결과, 이미 80% 정도는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1차 치료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지침이다. 다만 아이가 힘들어 하고, 치료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추가해 볼 수 있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1차 약제에서 2차 약제로 변경한다. 2차 약제는 우리나라에서는 18세 미만 소아에서는 허가가 돼 있지 않거나 또는 12세 미만 소아에서는 허가가 되어 있지 않은 약이다.
연령 제한이 있는 약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사용을 하고 있는 약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신 허가 사항을 초과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가 판단해 부작용보다 효과가 상회한다는 것이 판단됐을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2차 약제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치료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잘 듣는 해열제가 있을까?
A. 해열제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발열 중추에 작용해서 열을 떨어뜨리는 것과, 발열 중추에도 작용하면서 소염 작용이 있는 해열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안 듣고 이부브로펜만 듣는다’는 소문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마이코플라스마가 열을 내고 몸이 힘들고 몸살이 생기는 이유는 균 자체가 몸에 들어간 것과 그 균이 만들어내는 염증 반응 때문이다. 그래서 그 염증 반응을 잠재워줄 수 있는 소염 기능이 있는 이부브로펜이 조금 더 잘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이 열을 전혀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 열이 높고 상태가 안 좋은 경우엔 적절한 해열제를 써도 열이 조금밖에 안 떨어지거나 안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Q. 성인도 똑같이 감염되나?
A. 어른도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될 수 있다. 다만 마이코플라스마는 감염은 대부분 ‘무증상’을 보인다. 100명이 걸리면 대부분은 아무 증상 없이 지나간다.
일부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폐렴에 걸리는데, 그 정도가 어리면 어릴수록 증상이 잘 발현된다. 그래서 소아가 유독 감염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걸릴 수 있다.
Q. 마이코플라스마의 치명률은?
A. ‘마이코플라스마 내성률이 높아서 약을 써도 소용이 없고 무조건 앓고 지나가야 된다’는 인식이 있는데, 중환자실까지 가거나 사망하는 안타까운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0.1% 미만에서 뇌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됐을 때 아이 의식이 너무 처지거나 식이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컨디션이 떨어지는 경우엔 혹시나 뇌염이 있지 않은지, 드물지만 상급병원에 오셔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Q. 마이코플라스마 예방 방법은?
A. 마이코플라스마는 비말로 전파된다. 감염된 사람과 주변인(가족)이 모두 마스크를 쓴다면 감염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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