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도 모른 채 '최순실 사과'…탄핵 직행한 '최악의 악수' [박근혜 회고록]

유성운 2023. 12. 13.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TBC가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을 보도한 다음 날인 2016년 10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의 건의를 받아들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악수가 되어버렸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13일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박근혜 회고록’을 통해 최서원 국정농단 보도의 후폭풍과 긴박했던 탄핵 과정을 되돌아봤다.

박 전 대통령은 “그때만 해도 최서원 원장(과거 유치원 원장을 지내 최 원장으로 호칭)을 사적으로 청와대로 부르거나 연설 원고를 몇 차례 보여주고 의견을 구한 것 정도만 문제가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를 한다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의 행적을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되려 사태를 악화시킨 자충수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국정농단의 전모를 파악하게 된 것은 “탄핵 후 재판 과정에서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과문 발표는) 내가 미처 파악하지도 못한 각종 의혹에 대해 100% 인정한 것처럼 받아들여졌고, 민심은 순식간에 기울었다”며 “진상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는데, 여론의 속성을 예견하지 못했던 것이 내 불찰이었다”고 자책했다. 열흘 뒤인 11월 4일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며 2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악화일로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첫번째)가 2016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방청석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가운데는 추미애 대표.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은 우병우·안종범 등 주요 참모진이 줄줄이 사표를 내며 청와대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됐던 상황과, 탄핵 과정에서 벌어진 여당의 분열을 바라보는 심경 등도 담담히 회고했다.
그는 탄핵을 피하기 위해 김병준 총리 후보 카드를 철회하고 총리 지명권을 국회에 양보하고 임기 단축도 제안했지만 “촛불 시위 규모가 커지자 여당 일부가 야당에 동조하면서 분위기가 이미 탄핵 쪽으로 넘어가버렸다. 선거 때마다 애타게 나를 찾았던 이들도 내가 어려워지자 대부분 등을 돌렸다”고 술회했다.

※박근혜 회고록의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회고록 주소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4162 입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 더중앙플러스 ‘박근혜 회고록’ 주요 기사


대구 달성군 유가읍 자택의 박근혜 전 대통령.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위안부 합의 들은 적 없어” 윤미향 오리발, 말문 막혔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6717

안 그래도 ‘최순실’ 터졌는데…朴, 왜 논란의 지소미아 집착했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7297

朴 “내가 혼외자 터뜨려 채동욱 찍어냈다? 황당하단 말도 아깝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9967

세월호 그날 청와대 왜 갔나…朴 밝힌 ‘최순실 미스터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1874

최순실과의 이혼도 몰랐다…朴이 밝힌 ‘정윤회와 인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3341

문건 배후엔 김무성ㆍ유승민? 朴 “촉새 女의원의 음해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3665

그날 밤, 연락 끊은 유승민…그와의 관계 그때 파탄 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6770

“내가 알던 진영 아니었다” 朴 놀라게한 측근의 돌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7448

▶특별사면 후 첫 인터뷰: 박근혜 前대통령 침묵 깼다 “탄핵 제 불찰, 국민께 사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5342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