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학번, 20살 신입생 있을까"…N수생·불수능 덮친 예비 고3
이번 주까지 대부분 고교에서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가운데, ‘예비 고3’인 고교 2학년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올해 수능이 ‘불수능’으로 출제되면서 재학생들은 예년보다 빨리 수능 대비 학원을 찾고 있다. 고교 2학년생 학부모 김모씨는 “내년 수능도 올해만큼 어려울 거라는데, 재수생까지 늘어난다고 하니 오히려 아이가 학원을 빨리 보내달라고 한다”며 “인기 있는 강좌는 아무리 대기해도 못 듣는 상황”이라고 했다.
N수생 증가에 “25학번 중 20살 찾기 어려운 것 아니냐”
어려운 수능과 재수생 증가로 내년 입시가 재학생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예비 고3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올해 수능이 ‘킬러 문항 배제’ 기조로 출제됐지만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도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면서 재수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올해 정시모집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재수를 생각하는 수험생이 40.4%에 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종로학원 설문조사)
대학가에선 “25학번 중 20살 신입생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올해 수능에서는 응시생 44만4870명 중 35.4%(15만7368명)가 졸업생 및 검정고시 출신이었는데, 내년에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재수생과 경쟁, 심리적 압박 커”
재수생 등 N수생 비율이 늘면 시험이 더 어렵게 출제될 수 있다. 통상 재학생보다 N수생의 성적대가 높기 때문에 이들을 변별하기 위해서는 시험 난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응시집단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난이도는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N수생들의 참여 폭을 고려하고 경향성 분석을 통해 가중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N수생과 경쟁해야 하는 예비 고3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치동의 한 단과학원 강사는 “상위권 고교생 중에는 이번 수능 결과를 보고 표준점수가 더 잘 나올 수 있는 과목으로 바꾸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보통 고3 학생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본 뒤에야 수능 선택과목을 정하곤 하는데, 불수능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확실해지면서 선택과 준비가 빨라졌다”며 “재수생과 경쟁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수업 참여 학생 없을 것” 우려도
교사들은 내년 교실의 ‘수업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배영준 보성고 진로진학상담 교사는 “학생 입장에선 수능이 어려울수록 반복적인 문제 풀이식 수능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수능 과목 이외의 수업은 굳이 들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고, 결국 학교 수업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상무 논산대건고 진학교사도 “지금도 소위 ‘정시파’라고 하면 내신을 버리고 가니까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라며 “수능이 어려워질수록 학교에서도 수능 위주로 준비를 해 줘야 할텐데, 그렇다면 공교육 정상화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 기자, 송다정 인턴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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