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컨설팅 최대 30만원인데… ‘패키지’로 단속 비켜간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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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절대 안 걸려요."
서울 강남에서 입시 컨설팅을 제공하는 A업체는 컨설팅 비용으로 70만원을 받는다.
강남의 컨설팅 업체 대부분은 지원청이 정한 상한선에 맞춰 시간당 30만원으로 컨설팅 비용을 책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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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만원 받고도 “우린 절대 안걸려”
유령업체 난무 현실적 단속 어려워
“저희는 절대 안 걸려요.”
서울 강남에서 입시 컨설팅을 제공하는 A업체는 컨설팅 비용으로 70만원을 받는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정한 분당 교습비 상한가는 5000원으로 시간당 30만원이 상한선이다. 그러나 A업체는 ‘패키지’ 상품을 내세워 시간당 상한을 교묘히 피했다.
A업체의 패키지 상품을 살펴보면 방문 상담은 한 차례만 이뤄진다. 성적표 분석부터 희망 대학 및 학과 상담, 최종 원서 접수까지 컨설팅이 이뤄지지만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방문 상담이 대부분 1시간~1시간30분인 점을 고려했을 때 온라인 상담 비용으로 25만~40만원 정도 더 받는 셈이다.
온라인 상담에도 시간당 30만원 상한은 적용된다. 하지만 온라인 상담의 경우 시간이나 횟수 집계에 업체의 재량이 크게 작용한다. 여러 상담을 묶어서 건당 비용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A업체도 “저희는 시간당으로 (비용을) 책정하는 게 아니라 패키지로 책정한다. 다른 곳보다 비싸지만 단속에 절대 걸리지 않는다”며 “온라인 상담을 수시로 하는데 그 시간까지 더하면 상한가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 수능 이후 대입 정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고액의 입시 컨설팅이 성행하고 있다. 교육 당국이 단속에 나섰지만 업체들이 교습비 상한선을 교묘히 우회하면서 학부모와 수험생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강남의 컨설팅 업체 대부분은 지원청이 정한 상한선에 맞춰 시간당 30만원으로 컨설팅 비용을 책정한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파이널콜’(원서 접수 막바지 전화 상담)을 끼워넣어 상한선 이상의 금액을 받는다. 중위권 학생의 정시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B업체는 시간당 상담비용으로 90만원을 받았다. 이메일 상담, 파이널콜 시간까지 다 계산하면 상한선을 넘지 않는다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큰돈이 들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는 입시 컨설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수능이 ‘불수능’으로 평가받으면서 원서 접수에 더 많은 정보와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이 정시 전형에서 변환표준점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입시 컨설팅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는 얘기가 나온다. 변환표준점수는 수능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그대로 활용하는 게 아닌 대학별 자체 기준에 따라 산출한 점수를 계산하는 것이다.
실제 고액 입시 컨설팅에 대한 교육부 단속이 시작된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입시 컨설팅 업체에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이미 유명한 곳은 예약이 끝나서 직접 찾아왔다”며 “정시 컨설팅은 처음 상담만 하면 사실상 끝이다. 이후 이메일로 자료 보내주거나 파이널콜을 하지만 별로 의미는 없다. 비싼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상한가 제도 자체가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측면이 있고, 이것만으로는 실질적인 단속이 어려워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입시 업체 관계자는 “입시 컨설팅은 불법 및 유령 업체가 난무해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 유령 업체의 경우 고액 컨설팅을 하는 일이 더 많다”며 “컨설팅 현장을 급습하거나 카드 단말기를 뜯어내 얼마나 긁었는지 봐야 하는데, 수사권한도 없는 지원청 공무원이 실질적 단속을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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