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가는 유럽 무기고 ‘비상’… 독일은 이틀치 탄약만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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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쓰는 영국이 동원할 수 있는 전차는 150여대, 장사정포는 10여문에 불과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부 동유럽 국가를 아우르는 옛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추구해왔다.
독일연방군 사령관 카스텐 브로이어는 10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방어를 위해 전쟁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한다. 태평성대는 끝났다"며 러시아의 대규모 군비 확장에 맞선 재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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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예산 줄인 탓… 전력약화 심각
“러 군비확장 대응한 재무장 필요”
유럽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쓰는 영국이 동원할 수 있는 전차는 150여대, 장사정포는 10여문에 불과하다. 영국군은 지난해 박물관에 보관된 다연장로켓포를 개조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국방비를 많이 쓰는 프랑스가 보유한 155㎜ 구경 이상의 중포는 90문도 안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매달 잃는 수량과 비슷하다. 독일군이 보유한 탄약은 이틀 치 전투에 쓸 정도다.
냉전 종식 이후 국방예산 삭감과 방위산업 약화로 유럽의 무기고가 이처럼 비어 있지만, 회복이 쉽지 않아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군비 지출은 냉전 시기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3%에서 2014년에는 1.3%로 줄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GDP의 2% 수준으로 늘리기로 약속했지만, 31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11개국만 올해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유럽연합(EU)의 국방비가 고작 20% 증가하는 사이 러시아 국방예산은 300%, 중국은 600%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파이어파워’가 조사한 군사력 순위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인도는 유럽 1위인 영국을 뛰어넘는 군사 강국이다. 한국, 파키스탄, 일본도 유럽 2위인 프랑스보다 순위가 높다.
유럽의 방위력 공백을 메운 것은 미국이다. 지난해 나토가 지출한 국방비의 약 70%를 미국이 부담했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을 우선하는 고립주의 성향을 보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유럽에선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안데르스 라스푸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국가들이 경제적, 산업적으로 러시아와 동맹국들을 압도하지만 무기 생산 능력은 뒤처진다”면서 “무기 생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전쟁 위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올봄까지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3분의 1만 공급했다. 빈곤한 독재 국가인 북한은 같은 기간 러시아에 100만발 넘는 포탄을 보냈다.
WSJ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최종 승리하면 3~4년 내에 다시 무장해 다른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킬 능력이 있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부 동유럽 국가를 아우르는 옛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에선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급증하고 경제성장이 침체해 방위예산 증액이 쉽지 않다. 복지 지출 축소에 대한 정치적 반대도 강하다.
독일연방군 사령관 카스텐 브로이어는 10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방어를 위해 전쟁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한다. 태평성대는 끝났다”며 러시아의 대규모 군비 확장에 맞선 재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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