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구원투수’ 등판한 신임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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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침체가 '배터리 한파'로 이어지는 위기 속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일제히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전기차 판매 감소와 중국의 공급망 봉쇄,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침투 등 시장에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신임 CEO들에게 맡긴 것이다.
여기에 '1회 10분' 충전으로 최대 1000㎞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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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줄이고 초격차 기술 확보”
전기차 시장 침체가 ‘배터리 한파’로 이어지는 위기 속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일제히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전기차 판매 감소와 중국의 공급망 봉쇄,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침투 등 시장에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신임 CEO들에게 맡긴 것이다.
이들은 주춤한 실적 성장세를 추스르면서 조직 안정화와 차세대 배터리 선점이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비상경영 상황에서 마운드에 선 셈”이라고 12일 말했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에게 지휘봉을 넘겨받은 김동명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일 취임과 동시에 외풍에 직면했다. 주요 고객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북미 합작법인에 대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의 절반 이상을 나눠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의 23%에 달하는 4267억원을 AMPC 보조금으로 받았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침체 국면이 짙어지며 완성차 업체의 ‘이익 배분’ 요구가 현실로 닥쳐온 것이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그는 “출범 이후 지난 3년이 양적 성장과 사업 기반을 다진 ‘엔솔 1.0’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압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해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1회 10분’ 충전으로 최대 1000㎞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질적 성장과 성과를 지향하는 조직문화 구축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2021년 출범 이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SK온은 ‘올드보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올렸다. 지난해 3월 SK하이닉스 퇴임 이후 1년 9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이 신임 사장은 지난 7일 임원 인사 직후 별도의 취임사 없이 곧바로 업무 파악에 나섰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 시절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과 투자 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끌어낸 주역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 사장이 적자 탈출의 소방수로 투입된 상황”이라며 “SK온의 마지막 카드인 기업공개(IPO)까지 이뤄내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최윤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방점을 찍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중대형전지사업부에 ASB(All Solid Battery·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고, 고주영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을 앉혔다. 앞서 2027년으로 제시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고 고객사 사전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실적 하향세를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배터리 업계의 공통 과제”라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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