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전용대 (7) 고열과 통증에 몰려 무작정 기도 “하나님, 살려주세요”

최기영 2023. 12. 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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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앙을 붙들어 주신 윤관 목사님과 함께 개척 교회에서 지내면서 마음의 큰 위로를 얻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게 있었다.

편지를 확인한 기도원 관계자는 나를 한쪽 방으로 안내했다.

"하나님, 살려 주세요! 하나님, 살려 주세요!" 기도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내가 3일을 내내 울부짖듯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날 지켜보던 기도원 관계자가 내 등을 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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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지내며 마음은 안정되었지만
건강 상태 나빠져 통증으로 밤 지새워
안수기도 받으러 오산리기도원 방문
전용대 목사가 1989년 여름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집회를 인도하고 있다.


내 신앙을 붙들어 주신 윤관 목사님과 함께 개척 교회에서 지내면서 마음의 큰 위로를 얻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게 있었다. 내 건강 상태였다. 나는 목사님의 가족과 같은 방에서 지낼 수 없어 예배당 한쪽에 칸막이를 놓고 잠자리를 마련했다.

사택과 예배당이 아주 가까워 밤마다 나의 끙끙 앓는 소리가 목사님께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럴 때마다 목사님은 일어나 내 곁으로 와 주셨다. 그러곤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나를 꼭 안고 기도해 주셨다.

한번은 목사님이 내게 오산리기도원에 가서 최자실 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고 오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안수기도가 뭔지도 몰랐다. 그저 목사님이 적어 준 편지를 들고 오산리로 향했다. 편지를 확인한 기도원 관계자는 나를 한쪽 방으로 안내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와서는 불쑥 말을 건넸다. “네가 전용대야?” “네.” “지금부터 금식기도를 해라.” “그게 뭔데요? 윤관 목사님이 최자실 목사님을 만나서 안수기도를 받고 오라고 했는데요?” “밥도 먹지 않고 기도하는 거야. 일단 기도굴로 가라.” “어, 그런데…”

내가 뭔가 이야기하려던 참이었는데 아주머니는 그저 미소만 짓더니 방에서 나가 버렸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됐다. 정작 만나야 할 최자실 목사란 사람은 만나지도 못하고 안수기도는커녕 조용한 곳에 가서 죽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죽을 때 죽더라도 안수기도인가 뭔가 한번 좀 받게 해주지. 내가 장애인이라고 기도고 못 받게 하는 거야 뭐야!”

기도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려는데 차가 끊겨 버렸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날까지 기도원에서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화낼 기운도 없었다. 기도원 쪽으로 터덜터덜 올라가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밑져봐야 본전이니 기도굴에 들어나 가보자. 죽어도 기도하다 죽었으니 천국엔 가겠지.’

지은 죄가 많아서였을까. 누군가 튀어나와 내 목을 조를 것만 같아 선뜻 기도굴 안으로 들어가질 못했다. 그렇게 애꿎은 문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데 갑자기 온몸에 열과 통증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기도굴로 들어가 무작정 외치듯이 기도를 했다. “하나님, 살려 주세요! 하나님, 살려 주세요!” 기도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내가 3일을 내내 울부짖듯 기도를 하고 있었다. 여전히 통증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새벽녘에 강렬한 빛이 눈앞에 펼쳐지더니 내 몸을 ‘탁’ 하고 쳤다. 순간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오전 10시였다. 이상했다.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고열과 통증이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본능적으로 이 고통을 치유한 존재가 하나님이라는 게 느껴졌다.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문득 금식기도 하라고 시켰던 아주머니를 찾아가 고맙다는 말이라도 전해야 할 것 같았다.

안내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아주머니를 만나러 갔다. 나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저 엄청 아팠는데 시키는 대로 금식기도라는 걸 했더니 병이 나았어요.” 아주머니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 웃었다. 그때 옆에서 날 지켜보던 기도원 관계자가 내 등을 툭 쳤다. “이분이 최자실 목사님입니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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