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률자문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고발 권고의결…진상 드러나나

정도원 2023. 12. 13.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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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 법률자문위원회가 유엔 산하 기구를 사칭해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사취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사건과 관련해, 이를 국회 차원에서 고발 또는 수사의뢰할 것을 국회사무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사무처 법률자문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 허가 과정이나 기부금품 모금과 관련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할 것을 국회사무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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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과 아무런 관계 없으면서 대담하게
유엔 로고·명칭 사칭해 44억 사취 의혹
'전대미문의 국제사기극'…법인 설립
및 금품 모금 관련 사실관계 확인 필요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수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장 등이 지난 2019년 11월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사무처 법률자문위원회가 유엔 산하 기구를 사칭해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사취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사건과 관련해, 이를 국회 차원에서 고발 또는 수사의뢰할 것을 국회사무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사무처 법률자문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 허가 과정이나 기부금품 모금과 관련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할 것을 국회사무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지난 2019년 9월 국회사무처에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으며, 11월 박수현 전 문재인정권 청와대 대변인·국회의장비서실장을 초대 회장으로 삼아 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출범식에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을 비롯한 민주당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문재인 당시 대통령도 직접 축전을 보냈다.

이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시중은행을 포함한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44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했으나, 알고보니 유엔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였던 것이 드러났다. 이를 제보받은 국회사무처는 수 차례에 걸쳐 유엔과 제대로 된 협약 관계를 맺을 것을 재촉했으나 흠결이 시정되지 않자 끝내 지난달 2일 법인 등록을 취소했다.

이같은 과정은 지난달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회사무처에 대한 국정감사 과정에서 큰 논란이 됐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국민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44억원이 넘고 현물도 있다. 이것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형 사기"라며 "유엔 산하 기구라고 하니까 믿고 수십억원을 기부했는데 국민들을 완전히 등친 것"이라고 규정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9월에 국회사무처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설립됐지만, 알고보니 유엔의 승인을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느냐"며 "국회사무처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도둑질에 망보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에, 유엔 로고 무단 사용과 기부행위·회계부정 등 전반적인 사기 행위에 대해 국회사무처가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사무처도 속은 것이지 않느냐"며 "기부한 분들, 믿고 함께 했던 분들, 그에 따라 국회의 명예가 실추된 부분, 그래서 꼭 반드시 국회 차원에서 단호하게 고소·고발 조치를 해서 국회사무처의 책임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유엔을 사칭해 국회사무처에 허위로 등록하고 44억원을 모금했는데, 수사의뢰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정경희 의원 질의와 같이 국회사무처가 사기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은 국정감사 말미에 "해비타트의 고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투명하게 해서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국회사무처 법률자문위에서도 국회 차원에서의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권고함에 따라, 이 총장은 국감 과정에서 자신의 공언을 지킬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국회 차원의 고발이나 수사의뢰가 이뤄지면 추가적으로 진실이 규명돼야할 의혹이 상당수 또 존재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박수현 전 수석의 출판기념회에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조직적으로 동원됐으며, 청와대로 기업인들을 불러 위원회를 소개하고 기부금까지 받은 의혹이 있다" "총선 출마 지역 지방지 기자들에게 수백만원의 광고 후원을 하는 등 불법선거운동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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