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야당의 잇단 탄핵안 제출에 “헌법 가치에 다 부합한다 볼 수 없어”
정형식(62·사법연수원 17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족 간 초저리 대출’ 논란에 대해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젖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식을 하고 있다.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자는 2021년 1월 결혼을 앞둔 차남에게 1억7000만원을 연 이자 0.6%로 빌려준 사실이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행 세법상 적정이자율(연 4.6%)보다 낮은 이율로 타인에게 돈을 빌려줄 경우 그 차액을 증여한 것으로 보지만, 정 후보자가 차남에게 증여한 것으로 간주되는 금액은 연 680만원으로 계산돼 별도의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연간 이자 총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세법 시행령에 근거해서다.
2018년 이재용 삼성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해당 판결은 대법원에서 파기됐고, 이 회장은 최종적으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정 후보자는 ‘이 회장이 삼성의 오너이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느냐’는 물음에 “절대 그렇지 않다”며 “부정한 청탁이 있느냐 여부에 대한 판단이 저희 재판부와 대법원이 달랐다”고 했다.
여야는 이 밖에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과 탄핵제도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공방을 이어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표결될 예정”이라며 “대통령이 부인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회피 법리에 충돌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지위에서 하는 것이지 개인의 지위에서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며 “적절하게 정책적 판단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 본다”고 말을 아꼈다. 또 국민의힘 측이 민주당의 잇따른 탄핵소추안 제출을 지적하며 정 후보자의 의견을 묻자 “의원님들이 보시기에 헌법적 가치에 어긋났다 생각하시기 때문에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이라 보인다”며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그렇다 단정 짓기는 어렵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병준·한지혜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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