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은밀한 부분 더듬는 손…세상에서 가장 슬픈 패션쇼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모델의 가슴에 선명하게 총알 자국이 나있고, 또 다른 모델이 입은 드레스에는 가슴과 은밀한 부분을 더듬는 손이 달려 있다.
1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는 지난 10일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드 자파에서 가장 독특한 패션쇼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날 패션쇼 런웨이에 나선 12명의 모델들은 모두 지난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의 노바 축제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거나 목격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이다.
모델에는 다른 사람의 탈출을 도우려다 총에 맞아 숨진 벤 시모니의 약혼자인 영국계 이스라엘인 제시카 엘터, 축제 현장 노바에서 하마스 대원들로부터 달아나던 사진으로 유명한 ‘붉은 옷의 여인’ 블라다 파타포프가 포함됐다.
새햐안 드레스를 입고 나온 제시카 엘터의 가슴에는 선명하게 총알이 박혀 있다. 드레스 앞쪽에는 서슬 퍼런 모형 칼이 장식돼 있다.
그는 “매일 매 순간 그를 그리워 한다”며 “그를 그리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것은 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고 그의 이야기를 전세계에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웨딩 드레스를 입은 요벨 샤빗 트라벨시는 결혼한 지 한달만에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남편을 잃었다.
그의 남편 모르 트라벨시는 그녀 앞에서 머리에 총을 맞았다. 그들이 타고 도망치던 차가 도랑에 굴러 떨어진 후, 트라벨시는 남편의 피를 받아 몸에 바르고 6시간 넘게 죽은 척을 해야 했다.
그녀는 결혼할 당시 입었던 것과 거의 똑같은 웨딩드레스를 입었고,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장식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패션쇼에서 입은 드레스는 죽은 척하면서 목격한 하마스 대원들의 강간 장면을 상징하기 위해 가슴과 은밀한 부분을 더듬는 손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또 트라벨시는 입에 리본 재갈을 물고, 이마에 총상 자국이 선명하게 난 모습이었다.
‘붉은 옷의 여인’ 파타포프는 파란색 옷에 다윗의 별 모양으로 장식한 옷과 평화를 상징하는 두마리 비둘기가 있는 머리 장식을 하고 런웨이에 섰다.
축제 현장에서 유일한 남동생을 잃은 사피르 테일러 로즈는 그녀의 유일한 남동생인 선 야하코바르가 노바 축제에서 살해된 후, 4살과 5살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드레스를 디자인했다.
로즈 씨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은 야린 아마르(22세)는 축제에서 도망쳐 덤불 속에 숨은 뒤, 주변의 시체들에서 흘러내린 피를 몸에 바르고 8시간 동안 죽은 척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를 목격했다. 덤불 속에 누워 있는 동안 하마스 대원들이 축제 참가자들을 강간하고, 총격을 가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아마르 씨는 “피해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드레스를 입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패션쇼에서 선보여진 각각의 의상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제작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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