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장엄한 '노량'...김한민 감독, 10년 집념의 피날레 [D:현장]

류지윤 2023. 12. 1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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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봉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는 김한민 감독,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문정희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의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은 이순신 3부작 마지막 편이다.

김한민 감독은 "소회가 남다르다. '노량'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순간이 왔다.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라며 "10년이라는 긴 여정 동안 개봉할 때 사회적으로 큰 일이 있었다. 2014년엔 세월호 참사, '한산: 용의 출현'과 '노량'은 코로나라는 큰 제약이 있었다. 이런 일들이 극장과 한국 영화의 위기를 불러오기도 했는데, 이 위기를 결국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극장에서 이겨내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앞서 김 감독은 극중 해전신만 100분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심혈을 쏟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노량'은 역사적 기록 자체도 큰 해전이었고, 그만큼 치열했다. 내가 이 해전을 과연 표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진 때도 있었다. 이 전쟁의 표현 목적을 향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을 때, 그 끝에는 이순신 장군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라면 이 해전을 어떻게 임했을지 따라가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해전신만 100분이 넘어가 버렸다. 또 롱테이크 촬영을 더해 삼국의 아비규환 속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또한 김한민 감독은 "모두 하나같이 전쟁 이후만을 바라볼 때 이순신 장군은 전쟁의 종결이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기어이 열도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의지가 이순신 장군의 치열한 전쟁 수행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이었다. 결국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시고 전후 처리가 애매해졌다. 역사는 또 반복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가 왔다"라며 "제 고향이 순천인데 어려서부터 왜성이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렸지만 시대를 뛰어넘어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굉장한 두려움이었다. 바로 그 두려움이 화두가 돼 '노량'을 만들게 된 씨앗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순신 역의 김윤석은 "'명량', '한산: 용의 출현', 그리고 피날레 '노량'을 선보이게 됐다. 이순신 장군은 너무 부담스러운 역할이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라며 "만약 세 작품 중 출연할 수 있다고 하면 저는 '노량'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노량'은 7년 전쟁의 모든 게 들어가 있다. 이 전쟁을 어떻게 올바르게 끝을 냈고, 이 다음 후손들에게 어떤 영향력과 정신을 물려주고 있는지 등을 많이 선택해 봤다. 이걸 얼마나 설득력 있게 몸을 빌려 말로 만들어내느냐를 많이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초등학생 때 김진규 선생님이 연기한 이순신 장군을 봤다. 이순신 장군 역할은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나를 계속 내려놓아야 이순신 장군의 실체가 겨우 느껴지는 정도다. '명량'과 '한산'의 이순신 장군을 고스란히 내 머리와 가슴에 담고 연기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보다 더 뛰어난 배우와 또 다른 감독이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하고 영화를 만들어줬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왜군 수장이자 최고 지휘관 시마즈 역할은 백윤식이 맡았다. 백윤식은 "저는 작품에 임할 때마다 정공법으로 캐릭터를 형성한다. 실제 역사를 알아보고 김한민 감독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리고 대본을 잘 독해하면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제가 배우로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저는 이게 정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편의 왜군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백윤식과 박명훈, 이무생, 이규형은 일본어, 정재영과 허준호는 중국어 대사를 소화했다. 외국어 공부 과정을 묻는 질문에 백윤식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분량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작사에서 외국어 선생님을 정해서 공부 시키는데 보통 분량이 아니었다. 배우라서 외국어 뿐만 아니라 표현돼 잘해야 할 텐데 생각하며 열심히 연기했다"라고 말했으며 이무생은 "일본어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했던 건 그 안에서 감정 표출이 차고 넘치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런 부분을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라고 밝혔다.

허준호는 "정재영과 저는 작품을 많이 해서 굉장히 친하다. 사적으로도 같이 사담을 나누는 정도였는데 이 촬영장에서는 저를 싫어하는지 알았다. 이유는 대사 공부하느라고 식사 시간 외에는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대사를 연습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보현은 '노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첫째 아들 이회로 분해 김윤석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김한민 감독님이 아픔이 있고 외로운 아버지 곁을 지키는 든든한 장남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 부분에 신경 썼다"라며 "김윤석 선배님과 이 작품을 하게 돼 굉장히 영광이었고, 촬영 끝나고도 불러주시고 순 한 잔도 나눠주셔서 저에겐 큰 추억이 됐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김한민 감독은 "'노량'에 출연한 모든 배우 분들이 굉장히 연기를 잘한다.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감독의 이야기를 경청해 줬다. 이들이 제 말을 잘 들어줬을 때 전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고 디테일을 만들게 된다. '노량'의 배우들이 깊이 있으면서 섬세한 지점이 있어 가능했던 작업"이라고 함께한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윤석은 "'노량' 개봉 시기를 두고 여름과 겨울을 고민했다. 오랜 시간 어마어마한 후반작업을 거쳤다. VFX는 우리나라의 신기원을 이룬 작업일 것이다. 이 자료들이 다른 영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감독님은 어제까지도 작업하고 오셨다. 긴 시간 동안 계속 업그레이드 시킨 이 작품을 직접 보신다면 후회하지 않는 연말,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완성도를 자신했다.

정재영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마지막 '노량'을 우리가 함께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도 생각날 테니 한 번 더 보셔도 좋다.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관객분들이 꼭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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