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의 원조 '배트맨'부터 속편 앞둔 '듄'까지, 2023 겨울 재개봉 영화 모음.zip
1984년, 방대한 세계관의 SF 대서사시 〈듄〉 시리즈가 데이비드 린치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듄〉은 프랭크 허버트가 쓴 동명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영화화를 하더라도 1부로 끝날 수 없는 이야기였기에 당시에도 호불호가 적잖이 갈리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를 2021년 드니 빌뇌브가 새로 만들며 1984년 작품도 재평가를 받았죠.
자연스러운 CG 뿐만 아니라 서사로도 호평받은 2021년 〈듄〉이 〈듄2〉의 개봉에 앞서 다시 공개됩니다. 〈듄〉은 10191년의 우주가 배경인데요.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자 전 우주를 구원할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이 매일 꿈에서 만나는 한 여인과 조우하며 펼쳐지는 모험담을 그립니다. 매우 먼 미래를 비추지만, 제목처럼 모래 언덕이 나오기 때문에 고전적인 느낌도 있어요. 이 작품을 보지 않으면 속편을 이해하기 힘들 수 있으니, 〈듄2〉를 보기 전 꼭 예습을 추천합니다.
성전환 수술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 1인치의 살점을 달고 살아가야 하는 트랜스젠더 헤드윅(존 카메론 미첼)은 드랙퀸의 립싱크 공연에서 출발했습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소규모 공연은 전 세계의 관객들을 울린 영화로, 또 브로드웨이에 오르는 뮤지컬로 발전했습니다. 그건 헤드윅의 캐릭터와 삶이 지닌 매력 때문일 테고요.
각종 성적 학대에 남자친구에게 치명적인 배신까지 당한 헤드윅의 삶은 기구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사랑을 원합니다. 극 중에 흐르는 ' The Origin of Love'를 들으면 긴 말보다 더 진하고 강렬한 헤드윅의 감정이 와 닿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장르를 가리지 않는 OST들은 여전히 명곡으로 회자되고 있으니, 극장에서 보다 풍부한 사운드로 들어 보는 것도 좋겠네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이 두루 호평을 받지만, 원조는 팀 버튼의 〈배트맨〉입니다. 스케일은 크리스토퍼 놀란 버전과 비교할 수 없지만, 더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팀 버튼 특유의 색채로 그린 1989년의 〈배트맨〉은 특히 수작으로 꼽혀요. 캐릭터 디자인만 봐도 여느 시리즈물보다 대중의 뇌리에 더 많이 남은 특색을 자랑하고요.
만화 원작을 영화화하는데 그쳤던 당대의 슈퍼히어로물 관객 연령대를 10대에서 성인으로 끌어올린 것도 〈배트맨〉입니다. 심야의 고담시를 배경으로 맞붙는 배트맨(마이클 키튼)과 조커(잭 니콜슨)의 선악 대결은 분명 익숙한 〈배트맨〉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을 줄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버전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 나이트〉가 지난 달 재개봉하기도 했는데요. 13일 재개봉하는 〈배트맨〉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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