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우면 입주 불가? 층간소음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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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기준 미달 아파트 준공 불허 및 보강 의무화로 시공사 간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담 연구소나 팀을 두고 층간소음 차단 기술을 개발해온 만큼 주택 건설 시장 내 입지가 더 강화되겠지만 이런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 건설사는 수주 등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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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기준 미달 아파트 준공 불허 및 보강 의무화로 시공사 간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담 연구소나 팀을 두고 층간소음 차단 기술을 개발해온 만큼 주택 건설 시장 내 입지가 더 강화되겠지만 이런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 건설사는 수주 등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2일 “앞으로 설계 단계에서 층간소음 대책 부분은 시공사의 제안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발주처에 시공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낼 때 ‘우리는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이런 시스템을 넣겠다’고 밝히는 식”이라고 예상했다. 아파트 등 건축물 설계는 발주자가 견적을 내기 위한 기본설계를 제시하고 시공사는 실제 공사를 위한 실시설계를 맡는데 이 과정에서 시공사인 건설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대형 건설사들은 국토교통부 발표에 대해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성능시험 기준과 성능 미달 시 대책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도 ‘기준 충족’이라는 과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를 비롯한 여러 회사가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층간소음 인정구조를 획득해 해당 구조로 시공을 계획 중”이라며 “층간소음 관련 기술인력을 갖춘 1군 건설사의 경우 법적 성능 확보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군 건설사’들은 2000년대 초부터 층간소음 기술력을 키워온 상태다. 팬데믹 기간인 지난 2~3년간은 층간소음 해소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기술 경쟁에 불이 붙다시피 했다. 삼성물산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층간소음연구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게 2020년 말이다. 사내 조직이던 이 연구소는 지난해 5월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별도 연구시설(래미안 고요안 랩)로 확대됐다. 올해 초에는 현대건설이 층간소음 관련 기초 연구부터 저감 기술 개발과 실증까지 가능한 전문 연구시설(H 사일런트 랩)을 역시 지상 4층 규모로 구축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가장 효과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DL이앤씨는 12개 특허 기술을 집약해 5단계 차음구조로 구성한 바닥 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벽면에 설치된 센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을 감지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새롭게 내놨다. 현대건설은 차음 성능을 강화한 바닥에 주파수 대역을 고려한 평면 구조, 저주파·진동 제어기술, 소음 감지 알고리즘까지 네 가지 기술을 결합해 층간소음 감소 성능을 극대화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보완 시공 의무화로 층간소음 법규 성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보강 공법에 관한 연구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층간소음 성능 검사 샘플을 전체 가구 수의 기존 2%에서 5%로 늘리더라도 품질 관리가 가능한 건설사는 큰 문제가 없지만 중견사 이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건설사들은 시공 단계에서 현장에 ‘샘플 하우스’를 지어 층간소음을 미리 평가한다. 정부가 기존에 제시한 시험 대상 규모는 전체 가구 수의 2%지만 권고사항이라 실제로는 단지 규모에 상관없이 10가구 이내로 지어 활용했다. 앞으로 의무 비율 5%를 맞추기 위해 1000가구 단지는 50가구, 2000가구 단지는 100가구를 지어야 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시험을 하려면 골조와 바닥은 물론 창틀과 문짝까지 다 달아야 한다”며 “5%면 단지가 큰 경우 수십 가구에서 100가구 이상 지어야 하는데 이런 방식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50㎜ 두께 슬래브(바닥이자 천장인 콘크리트판)가 일반화할 경우 210㎜인 현재 구조 대비 더 높은 골조 원가가 투자될 텐데 이것도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된다”며 “장기적으로 지금처럼 슬래브 두께 등을 강제하는 방식보다는 건설사가 개별적으로 성능을 확보하고 책임질 수 있게 하는 설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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