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마감런' 떴다…이때 노리면 초밥·샐러드 반값 득템
결혼 3년차 직장인 임모(34)씨는 최근 퇴근길에 백화점 식품관에 자주 들른다. 오후 6시 이후 평소 한 팩에 5000~6000원인 반찬 3~4팩을 1만원에 살 수 있는 ‘마감 할인’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임씨는 “이 시간대엔 과일도 평소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샤인머스캣 등 고품질의 백화점 과일을 ‘득템’하기 좋다”고 말했다.
1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마감시간 할인을 노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른바 ‘마감런’이다. 소비 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선구매하는 서비스도 인기다.
롯데백화점 모든 지점의 1~11월 델리(즉석조리식품)·반찬·과일 코너의 오후 6시 이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15%, 10%, 5%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후 6~7시 이후 과일과 반찬 등을 20~5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퇴근 후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들르는 직장인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오피스 상권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1~11월 오후 6시 이후 델리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전 지점 반찬 매출도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인기 품목은 초밥과 샐러드·밑반찬 등이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휴점 전날 저녁도 알뜰족에겐 ‘장날’이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3~11월 정기휴점 전날 일요일 오후 5시 이후 반찬과 과일 매출은 같은 기간 일요일 오후 5시 이후 평균 매출보다 각각 33%,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백화점은 반찬 3팩을 1만원에 상시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반찬 선할인권’도 선보였는데 올해 1~11월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대형마트에서는 오후 8시 이후 탄력적으로 선도에 민감한 과일이나 채소, 수산물, 델리 상품을 10~40% 할인해 판매하곤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마감 할인 품목의 완판이 늘었다”며 “매출은 5~10%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오후 8~9시 야간 세일뿐 아니라 오후 3시30분 시작되는 리프레시 타임에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야간 세일 시간을 앞당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경우 올해 1~11월 오후 7~11시 델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초밥과 김밥·닭강정 등이 주로 팔린다.
편의점들도 마감 할인을 늘리고 있다. GS25는 지난 11일부터 전국 지점에서 자사 앱 ‘우리동네GS’를 활용한 마감할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앱에서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원하는 지점에서 픽업하는 방식이다. 지난 2주간 시범 운영 결과 한 지점에서 김밥·도시락 등 하루 평균 5.5개의 마감할인 상품이 등록됐으며 30분 내 4개 이상이 판매됐다. GS25 관계자는 “마감런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오전 11시, 오후 5시 고객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CU는 소비 기한과 관계없이 점포별로 할인 상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1~11월 이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CU 관계자는 “고객은 할인가에 제품을 사고, 기업은 폐기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윈윈”이라며 “고물가로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1월부터 이달 11일까지 마감 할인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으며, 이마트24의 올해 2~11월 마감 할인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15% 증가했다. 마감 할인 플랫폼 앱 라스트오더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이용자 수가 느는 추세이며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고객 유입과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최근 치솟는 물가로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 행태에 불황형 소비가 더해져 이용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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