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떠나는 농식장관, 마지막도 ‘수출 홍보’… 국무회의 오른 떡·유자

신준섭 2023. 12.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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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정 장관이 가지고 나온 제품들의 수출 성적표가 눈에 띈다.

지난 6월 베트남 현지에서 농식품 1호 영업사원을 자처했던 정 장관이 마지막까지 수출 홍보를 하며 끝맺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정 장관의 마지막 행보를 보는 농식품부 직원들은 아쉽다는 목소리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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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농식장관, 마지막 국무회의
수출 신장 품목 ‘먹거리’ 가져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식품 맛보는 국무위원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과일맛 우유크림떡, 유자음료, 김과자를 준비해 온 덕분이다. 모두 요즘 수출이 늘고 있는 제품군으로만 추렸다. 정 장관은 왼쪽 가슴에 ‘농식품 1호 영업사원’이라는 명패도 달고 등장했다. 국무위원들이 티 타임을 가지며 딱딱한 국무회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정 장관이 가지고 나온 제품들의 수출 성적표가 눈에 띈다. 우선 떡과 같은 쌀가공식품은 지난 1~11월 기준 2억 달러 규모를 수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7%나 수출액이 신장됐다. 떡만 놓고 봐도 같은 기간 동안 7000만 달러를 수출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21.1%나 수출액이 늘었다. 유자도 수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이 선보인 유자 음료는 두원농협이 전남 고흥군에서 재배한 유자로 만든 제품이다. 아세안 등 각국으로 수출되면서 올 1~11월에만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가량 늘었다. 1~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유자 수출액(5000만 달러)에도 보탬이 됐다.

지난 6월 베트남 현지에서 농식품 1호 영업사원을 자처했던 정 장관이 마지막까지 수출 홍보를 하며 끝맺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장관은 이르면 오는 18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있는 날이다. 정 장관이 이 때 사퇴한다면 이날 국무회의는 그에게 마지막 회의가 된다. 정 장관은 퇴임 후 고향인 충남 천안시에서 총선 출마를 타진 중이다.

사실상 정 장관의 마지막 행보를 보는 농식품부 직원들은 아쉽다는 목소리를 내놓는다. 농식품부 출신인 정 장관이 직원들과 융화를 잘 해온 덕분이다. 후임인 송 후보자가 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출신이라는 점도 아쉬움을 더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당시 연구원 출신 장관이 부임해 농식품부 내 인사 파동을 겪은 기억 때문이다. 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조금 더 계셨으면 좋았을 거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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