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까지 찾아와 조롱했다…쇼트트랙 황대헌 위협한 중국인들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 연합뉴스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국가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이 중국 팬들에게 위협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황대헌은 지난 8일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대회 첫 날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숙소에서 불안함을 느꼈다. 숙소 방까지 찾아온 중국 팬들이 황대헌이 실격당한 것에 대해 조롱하고, 린샤오쥔(중국·한국명 임효준)의 이름까지 거론했기 때문이다. 황대헌은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도 결장했다.

안중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첫 날 경기 이후 황대헌을 기다리는 팬들이 있었는데, 숙소 엘리베이터에서 조롱을 하거나 중국 선수들 이름을 거론했다. ISU에 항의를 하는 조치를 취했다. 심리적인 타격을 받았고, 많이 불안했을 것이다. 있어서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장 안에서의 야유는 감수해야겠지만 숙소까지 따라온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9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한 황대헌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김경록 기자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개최국인 중국 측에 항의를 했고, 이후 선수단 이동을 할 때 가드를 세우면서 일단락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ISU에 항의를 했다. 하지만 대회가 열리던 도중이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올해 열린 2022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0m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석연찮은 실격을 당해 메달을 빼앗겼다. 이후 열린 1500m에선 줄곧 선두로 달린 끝에 마침내 금메달을 따냈다.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컵이 열린 수도체육관에서였다.

올 시즌 1차 대회 이후 아직 금메달이 없는 황대헌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도약을 노린다. 안중현 감독은 "몸 상태는 문제가 아니다. 돌아오면서는 밝아졌다"고 덧붙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