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낙연 신당' 시사 파장…계파 갈등 격화

오주연 2023. 12. 12. 16: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李 전 대표, '사쿠라 노선'" 비판
공천 상황 따라 당내 신당 세력 확대 가능성
분당설도…3총리 연대시, 現 '개딸당' 전락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가능성은 언급한 후로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전형적인 사쿠라 노선'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하자 비명계는 김 의원을 '별칭이 철새'라며 받아치는 등 내분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정작 분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은 불투명해 민주당 내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서로 격려하고있다./국회사진기자단

12일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은 방법론을 넘어 근본적 철학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김 의원은 "윤석열-한동훈 심판은 민주당의 절대 과제"라면서 "이를 흔드는 이낙연 신당론은 결국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 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쿠라는 '벚꽃'이라는 뜻의 일본어로, 정치권에서는 '야합' 혹은 '변절한 정치인'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이낙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민주당 덕으로 평생 꽃길을 걸은 분이 왜 당을 찌르고 흔드나"라면서 "신당을 할거면 안에서 흔들지 말고 나가서 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식아닌가. 왜 선거 준비에 절박한 당과 동지들의 에너지를 뺏고 선거를 방해하나"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내일도 신당 얘기를 할 거면 오늘 당장 나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명계에서는 김 의원이야말로 '철새'라며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원칙과 상식'의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김 의원이 뭘 가지고 정통노선이라고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셀프디스'"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당하고 정몽준의 국민통합21로 옮겼지 않느냐"며 "그때 철새, 김민새 이런 별칭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16년 만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추미애 대표 쪽으로 분류가 됐었는데 어느새 보니까 완전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며 "그런 분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또 당의 원로를 향해서 비난하고 저격한다. 과연 사쿠라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윤영찬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김 의원이 탈당했던 때를 언급하며 "'김민새'라는 오명을 쓰고 10년 넘게 정치 낭인 생활을 했던 김 의원이 어느덧 친명계로 변신해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고, 이 전 대표에게 '사쿠라' 운운한다"고 질타했다.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민주당 분당설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가 실무진에게 신당 준비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는 보도와 연일 언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놓고 '탈당'을 넘어 당이 쪼개지는 상황이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조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으로 봤을 때 신당 창당은 거의 분당 수준 아닌가'라는 질문에 "분당이다"라고 공감했다. 특히 당 지도부의 공천에 따라, 신당에 참여할 당내 세력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천 과정이 돌아가게 되면 그때는 못 빠져나온다"며 "그 직전까지는 생각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도부가) '친명 후보 몰아줘서 이재명 돕고 윤석열을 물리치자'고 하고 있지 않나"라며 "'이게 뭐지?'라고 생각들 많이 하실 거다. 잘못하면 내가 학살당할 수 있겠다 싶으면 그럴 수(탈당 후 이 전 대표 신당에 참여)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7일 BBS라디오에서 이낙연·김부겸·정세균 전 총리의 연대 신당설에 대해 "그 분들이 연대를 하고 나온다면 그것이 민주당이고, 이재명의 민주당은 개딸당으로 전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도 이날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의원의 말에 동조했다. 그는 '이 의원은 3총리 연대로 신당이 창당되면 그게 민주당이 되는 거고, 지금의 민주당은 개딸당으로 남는다고 했다'는 사회자의 말에 "그렇다. 지금은 개딸당으로 남든 안 남든 '이재명 사당'"이라면서 "종전의 민주당은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복원하고 재건하기 위해서는 새로, 종전 민주당의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최고로 여겼던 그 민주당을 복원시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