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앱마켓 반독점 소송 敗…"지배력에 큰 타격"

구글 항소 의지 피력
법원 최종 판단 시일 더 걸릴 듯

구글이 자사 앱마켓 내 결제 방식을 둘러싼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구글이 앱 개발사에 요구하는 30% 수수료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따른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이 배심원단 전원 일치로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분쟁의 핵심은 구글이 자사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입점업체들에게 요구하는 30% 수수료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따른 불공정 행위에 해당되느냐는 것이다. 배심원단은 4시간도 채 안되는 심의 끝에 만장일치로 "구글이 앱마켓과 구글 플레이 결제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했다"고 평결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에픽게임즈는 소송에서 구글 같은 플랫폼 업체들이 유통 수수료 명목으로 모바일 콘텐츠 수익의 30%를 독식하면서 정작 개발사들은 제대로 수익을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개발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애플과 구글이 과도한 수익배분을 요구하고 이 같은 취약한 유통구조 때문에 개발사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구글이 징수하는 수수료 30%를 회피하기 위해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당하자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원고 승소 판결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오늘 판결은 전 세계 모든 앱 개발자와 소비자들의 승리"라며 "이것은 구글의 앱마켓 사업 관행이 불법이며, 독점권을 남용해 엄청난 수수료를 취하고 경쟁을 억누르며 혁신을 저해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이번 소송을 주도해 온 팀 스위니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구글의 독점이 인정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글이 항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구글의 대관 담당 부사장인 윌슨 화이트는 "우리는 어떤 모바일 플랫폼보다 더 많은 선택권과 개방성을 제공한다"며 "앞으로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을 방어하고 사용자와 파트너 간 생태계 확대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의 최종 결과에 따라 구글 뿐만 아니라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픽게임즈가 이번 소송 과정에서 제시한 증거에 따르면 구글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영업이익은 2021년 기준 120억달러로 영업이익률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빅테크가 플랫폼에서 가격과 지급 방식을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는 개념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라며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며 돈을 벌어들이는 애플, 아마존과 같은 다른 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패소는 구글의 검색시장 지배력과 광고 기술 비즈니스에 또 다른 법적 도전에 직면하게 함으로써 구글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