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레알 한국GM 사장 안 보이는 이유… 수출 주력 신호탄?

편은지 2023. 12.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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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사장 취임 이래 공식 석상 등장 없어
올해 한국GM 북미 수출 전년比 82.3% ↑
수출해야 돈 되는데… 수출 늘리고 수입 라인업 늘린다
지난 6일 한국GM 부평 본사에서 열린 '완성차 누적 수출 1000만대' 기념 행사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한국GM

지난 8월 취임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로베르트 렘펠 전임 사장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안정적 기반을 닦아놓기는 했으나,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어서다.

트랙스의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성적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문제는 신차효과가 점점 떨어질 내년부터다. 이에 그간 내수와 수출을 함께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을 버리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출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헥터 비자레알 한국GM사장은 올해 8월 취임 이후 연말 예정됐던 공식 행사를 한차례 미뤘다. 이에 따라 비자레알 사장이 올해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자레알 사장은 외부에서 얼굴을 알리는 대신 내부 임직원들과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 직후 경영 핵심 과제로 수익성을 꼽고, 각 부서 임직원들에게 이를 위한 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엔지니어 출신이면서 제품, 영업, 마케팅까지 두루 경험했던 만큼 라인업 재정비 뿐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 전략 등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베르트 램펠 전임 사장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행보다. 앞서 램펠 전임 사장은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 꾸준히 얼굴을 드러내며 한국GM의 방향성과 신차 개발 계획 등을 직접 알려왔지만, 비자레알 사장의 경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는 비자레알 사장에게 맡겨진 임무가 램펠 전임 사장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램펠 전임 사장의 경우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2종의 글로벌 신차를 배정하고 생산공장을 최소 10년 동안 유지하는 약속을 지켜야했던 만큼, 신차 개발과 이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데 주력해왔다.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을 동시에 잡을 글로벌 전략차종이었던 만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이유도 충분했다.

다만 비자레알 사장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램펠 전임 사장이 약속대로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시장에 안착시키기는 했으나, 2개 차종만으로는 앞으로의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게다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신차 계획 역시도 불투명하다.

쉐보레 트랙스크로스오버가 수출을 위해 선적되고 있다. ⓒ한국GM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인기가 일년 내내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 역시 연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트랙스의 신차효과도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7월 부분변경을 거친 트레일블레이저 마저도 힘을 쓰지 못하면서 사실상 현재 한국GM의 판매 실적은 트랙스 단일 차종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에 비자레알 사장은 내년 수익성 확대를 위해 내수보다는 수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잡은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가 현재 북미 시장에서 물량이 없어 못팔 정도로 인기가 높은 데다, 북미 출시 가격이 국내보다 높아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수출했을 때 얻는 수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0월 한국GM의 북미 수출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수출용 뷰익 엔비스타 포함), 트레일블레이저는(수출용 뷰익 앙코르GX 포함)의 생산이 원활하게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2.3% 늘었다.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국내 생산 신차 계획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수입 차량 라인업 확대 전략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정통 미국 브랜드'로 브랜드 방향성을 굳힌 만큼 대당 수익이 큰 고가 차량 위주로 들여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론칭한 GMC 브랜드의 추가 라인업과 쉐보레 이쿼녹스 EV, 실버라도 EV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한국보다 외국의 신차 주기가 길어 상대적으로 북미 시장에서는 내년 신차효과 하락으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가격보다 국내 출시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됐고, 현재 고환율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한국GM은 내수 시장보다 수출 실적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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