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줄게, 외로움 다오…섬에서도 시동 걸린 우유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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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우유를 배달한다.
이원옥 밝은빛영광교회 목사는 딸과 함께 매주 수요일·토요일마다 지역 어르신 30여명에게 우유를 전한다.
우유를 후원하는 교회들도 적지 않다.
교회들의 후원을 시작으로 순천시, 대전 동구청, 부산 동래구청은 우유안부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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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의안부를묻는우유배달’ 시작
우윳값은 후원으로, 교회는 배달만
배달 대신 매달 후원하는 교회들도
교회가 우유를 배달한다. 영리 목적은 아니다.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보듬자는 취지다. 매달 300만원을 들여 우유를 후원하는 교회도 있다. 마중물이 된 교회의 후원은 지자체의 동참도 견인했다.
“미역 양식을 하다가 고령으로 은퇴하신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워낙 힘든 일을 하셨다 보니 관절통을 달고 사세요.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사람 만날 기회도 적으시죠. 우리 섬엔 연륙교도 없어요. 여느 농어촌이 다 그렇죠 뭐…”
표종선 가학교회 목사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섬엔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가학교회는 전남 완도군 금당도에 있는데, 이곳 면사무소에 따르면 도민 가운데 43%(388명)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20세 미만은 8%(79명)에 불과하다.
표 목사는 지난 7월부터 권사·집사 7명을 비롯해 아내와 함께 이틀에 한 번씩 어르신들 댁 20여곳을 찾아 우유를 전하고 있다. 육지와 거리가 있는 만큼 우유는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멸균우유로 배달하고 있다고 한다.
교회가 우윳값을 내진 않는다. 우유 대부분은 ‘어르신의안부를묻는우유배달(우유안부·이사장 호용한 목사)’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또 택배 대신 표 목사가 우유를 찾아오는 조건으로 우유를 3명분을 더 나누고 있다.
인천 중구 영종도에도 우유안부의 후원으로 우유를 배달하는 목회자가 있다. 이원옥 밝은빛영광교회 목사는 딸과 함께 매주 수요일·토요일마다 지역 어르신 30여명에게 우유를 전한다. 지난 8월부터 시작했는데 배달에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고 했다.
우유 배달 사역의 목적은 어르신들의 끼니 해결보다는 외로움·고독사 예방에 있다. 배달원들은 우유를 전하면서 안부를 묻는다. 우유를 문 앞에 두고 가는 방식도 있는데, 문 앞에 우유가 쌓여 있으면 소재를 파악해 고독사를 방지한다. 이 목사는 “우유 봉투에 우유가 남아 있는 것 같을 때마다 숨이 멎을듯한 긴장감이 든다”며 “빈 우유 봉투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고 했다. 그는 “우유 배달 시간에 맞춰 출입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분들이 계시다. 집 뜰에 있는 감이나 포도를 비롯해 고구마를 바리바리 싸서 기다리는 분들도 많다”며 반색했다.
우유를 후원하는 교회들도 적지 않다. 전남 순천 주원교회(홍춘규 목사)는 이달부터 지역 내 어르신 50가구의 우유를 정기 후원하기로 했다.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는 지난 9월부터 105가구의 우윳값을 대고 있다. 부산 부전교회는 지난해 4월부터 110가구를 섬겨왔다. 한 가구 후원금이 월 3만원임을 고려하면 매달 교회마다 150만~330만원씩 흘려보내고 있는 셈이다. 교회들의 후원을 시작으로 순천시, 대전 동구청, 부산 동래구청은 우유안부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우유안부는 지난달 노인 1인가구 4124곳에 우유 11만9741개를 전달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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