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지주 부회장직, 폐쇄적 운영으로 외부인사 차단 부작용”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의 부회장직을 인정하면서도 폐쇄적인 운영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원장은 12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주 부회장 제도가 과거 특정 회장이 사실상 셀프 연임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내부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시대 정신에 필요한 신인 발탁과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하는 부작용도 있다는 점에 대해 의장들이 공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CEO나 회장, 행장을 뽑는 것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권한이지만, 과거 불투명하고 특정 인물이나 흐름에 좌지우지되는 형태를 벗어나 공정하고 사전 검증된 방법으로 선출하는 게 좋겠다는 내용을 전했다"며 "이에 대한 이사회 의장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배구조 개선 방안의 도입 시기와 관련해서는 "책무구조도와 관련된 지배구조 법안도 수년간 여러 이슈들에서 숙성된 것이고, 장기간으로도 로드맵을 제출받는 것도 결국 금융회사의 사정에 맞게 재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경영능력과 비전이 입증된 경영진이라면 3연임도 가능하다"면서도 "과거 막강한 권한을 가진 회장이 자회사 임원 선임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될 만한 후보들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오해와 걱정이 있었다"며 "사외이사 구성 관련해서도 회장 권한이 절대적인데, 모범관행 내 원칙들이 작동하면 그런 걱정은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등에서 행장·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중은행의 경우 소유와 경영이 분산된 만큼 주인이 없는 기업에 가깝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30% 이상의 지분을 갖는 대주주가 있는 만큼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책임 권한 강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건전성 이슈나 소비자 보호 이슈 등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슈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사회가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고 향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며 "의장들은 내년에 있는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을 지나 점검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