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30대 후반 돼서도 '여전히 최고'…포수 골든글러브 13년째 '양·강 체제'
윤승재 2023. 12. 12. 15:00
2023시즌 최고의 포수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였다. 양의지는 지난 11일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GG)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득표 1위(214표·득표율 73.5%)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개인 통산 9번째, 포수로선 8번째 황금장갑으로, 양의지는 김동수가 보유하고 있던 '최다 포수 GG(7회)'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선수 시절 기록한 '최다 GG(10회)' 기록에도 근접했다.
양의지는 2014년 첫 수상 후 2016년까지 3년 연속 GG를 수상했고,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황금장갑을 들어 올렸다. 2021년엔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상을 받았다. 10년 동안 9차례, 포수 GG를 8번이나 품에 안았다. 그야말로 '양의지 시대'다.
양의지가 포수 GG를 수상하지 못한 2년마저도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한 사람뿐이었다. 강민호가 롯데 자이언츠(2017년)와 삼성 라이온즈(2021년)에서 최고의 포수 자리에 올랐다. 강민호는 양의지 시대 전에 3시즌 연속(2011~2013년)으로 포수 GG를 수상했다. 13년 동안 포수 GG를 양의지와 강민호가 양분한 것이다.
26세의 강민호가 38세 노장이 될 때까지, 27세 양의지가 36세가 되기까지 수많은 포수가 이들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높은 벽만 실감했다. 박동원(33·LG 트윈스) 장성우(33·KT 위즈) 이재원(35·전 SSG 랜더스) 등이 생애 첫 황금장갑을 노렸지만 '양·강 체제'를 깰 수 없었다. 두 선수의 집권기는 국가대표 세대교체의 문제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두각을 드러낸 포수들이 없었다.
2024년엔 황금장갑의 주인이 바뀔 수 있을까. 올 시즌 20홈런으로 LG의 우승을 이끈 박동원과 젊은 투수들을 리드하며 KT를 최하위에서 2위까지 끌어 올린 장성우 등 베테랑 포수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가을야구에서 두각을 드러낸 김형준(24·NC 다이노스)과 데뷔해에 풀타임 시즌을 치른 김동헌(19·키움 히어로즈)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해 볼만 하다.
하지만 30대 중후반의 양의지와 강민호도 녹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양의지는 올 시즌 3할 타율(0.307)과 포수 수비상, GG로 실력을 증명했다. 강민호도 2할대 후반의 타율(0.290)과 4할대 장타율(0.445)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 선수보다 타율이 높거나 안타가 많은 포수는 없었다. 현재로선 '양·강 체제'를 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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