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우승으로 시작해 부상으로 끝나다…안양, 스펠맨과 결별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이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과 결별을 택했다. 부상 복귀 후 이어진 팀의 연패, 부진한 성적 등에 칼을 빼든 모양새다.
정관장은 12일 오후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구단은 스펠맨 선수와의 협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했음을 알린다. 대체 외국인 선수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공지 예정”이라며 “2021~22시즌 KBL에 데뷔, 시즌 및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을 도왔던 스펠맨 선수의 향후 커리어도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스펠맨은 지난 2021~22시즌 KBL 무대에 입성, 안양 KGC(현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첫해 43경기 평균 20.2득점 10.3리바운드 3.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6.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팀은 정규리그 3위를 기록했으나,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서울 SK와 만났다. 1승 4패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마쳤다. 스펠맨은 시즌 막바지 부상 탓에 챔피언결정전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듬해인 2022~23시즌은 달랐다. 정관장은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정규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SK와 리벤지 매치에서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4승 3패로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시즌 중 열린 EASL 초대 챔피언 역시 정관장의 몫이었다. 스펠맨은 51경기 평균 19.9득점 9.9리바운드 2.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5.9%로 맹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8.9득점 8.9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EASL에선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올 시즌 첫 출발이 더뎠다. 비시즌 높은 체중이 눈에 띄었고, 정강이 부상 탓에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은 스펠맨이 없어도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대릴 먼로, 듀본 맥스웰(대구 한국가스공사)은 국내 선수와의 호흡이 좋았다. 해결사가 없는 건 문제였지만,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하는 ‘팀플레이’의 정관장은 시즌 초반을 상위권으로 마쳤다.
문제는 스펠맨의 복귀 이후였다. 스펠맨은 두통, 치통 등 문제로 추가 휴식을 취했고, 복귀 후에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관장은 최근 공식전 7연패로 순식간에 공동 5위(9승 11패)로 추락했다. 스펠맨은 장점으로 여겨진 슛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저조한 수비 가담만 눈에 띄었다. 국내 선수와의 호흡도 낙제점에 가까웠다. 결국 김상식 감독이 결단을 내린 모양새다.
정관장 구단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스펠맨이 보여준 잠재력·능력을 믿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고 인내했지만, 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은 감량하면 되고, 부상은 치료하면 되는 부분이지만 감독님이 10일 원주 DB전 패배 후 결연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고민을 충분히 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관장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추려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스펠맨 선수가 마음을 다잡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길 기다렸지만, 그런 부분이 확 보이지 않으니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끝날 일은 아니”라면서 “준비를 안 한 건 아니다. 추려가는 작업, 또 맞추는 작업이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 많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정관장은 오는 16일 최하위 서울 삼성과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홈 4연전을 앞뒀다. 정관장은 이번 연전에서 7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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