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협력과 민심 회복할 여지 크다, 언론의 책임 무엇보다 중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과 주한중국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3 한·중 언론 포럼 : 한·중, 호혜상생을 위한 신(新) 방향 모색’이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한·중 경제협력, 국민감정 개선 및 문화 관광 교류 활성화 그리고 이를 위한 양국 언론인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중국대사관과 함께 올해로 두 번째 한·중 언론포럼을 개최한다”며 “양국의 공동 발전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재점검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축사에서 “중‧한 간 호혜상생(互利共贏)의 기조는 여전하다”며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염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부터 시행된 한국인 대상의 중국 비자 발급 수수료 인하 조치를 언급하며 “양국의 인적 교류를 촉진할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중국 관영매체 환구망(環球網)의 류양(劉洋) 편집인은 한‧중 경제 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양국 언론은 긍정적인 목소리를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양국 언론이 이렇게 직접 만나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태도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서로 간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현태 인천대학교 교수는 “중국의 산업고도화로 양국 경제의 상호 보완적 구도가 경쟁적으로 바뀌었다”며 한·중 양국은 미래 신산업과 서비스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높은 중간재 무역 상호 의존도, 공급망 리스크, 낮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 상호 직접 투자의 급감과 부진 등은 한‧중 공통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은 한‧중 관계와 관련해 “30여 년 전엔 양국의 체제와 국정이 달라 매우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접근했지만, 지금은 차이에 대한 존중을 잊어버린 것 같다”며 “초심을 되살려 차이에서 오는 오해는 줄이고 상대에 대한 이해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KBS 보도본부 시사제작국 기자는 ‘국민감정 개선 및 문화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한 과제’ 세션에서 “한·중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우리는 편견 없이 중국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페이(馬菲) 인민일보 서울지국 특파원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고충에 공감을 표하며 “중국 사람은 좋은 건 남 주고, 안 좋은 것은 자기가 갖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당시에도 중국이 외국인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등 성의를 보였지만 외부에서 봤을 때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 특파원은 한국의 30대 여성의 큰 공감을 샀던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三十而已)’과 같이 양국 국민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경 경향신문 정치부 차장은 ‘한·중 새로운 파트너십을 위한 언론의 역할’ 세션에서 “지금처럼 한‧중 관민이 얼어붙은 상태에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반대로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박 차장은 “양국 언론 모두 애국적이고 선동적인 보도로 상대를 자극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며 “오보와 의견이 다른 것은 구분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을 가짜뉴스와 혼동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류쉬(劉旭) 중국신문사 한국지사장은 “한‧중 협력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문화 교류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언론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한‧중 우호 협력의 적극적인 추진자이자 참여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류 지사장은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나온 입시 경쟁과 수능에 대한 공감을 예로 들며 “한‧중이 공감대를 만들어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공관숙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 sakong.kwans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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