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선물 들고 '생존 독립운동가' 찾아간 학생들

이윤옥 2023. 12. 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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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오희옥 애국지사)은 3주 전, CT촬영시 팔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긴급히 깁스를 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호전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병원에서 새해를 맞이하실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님께 드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몇 달 동안 나무를 깎고 다듬었을 영문중학교 소목반 학생들의 정성과 구슬땀이 더욱 값져 보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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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영문중학교 학생들, 오희옥 지사에게 목공예품 선물... "독립운동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윤옥 기자]

"어머님(오희옥 애국지사)은 3주 전, CT촬영시 팔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긴급히 깁스를 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호전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오희옥 지사의 아들 김흥태 선생은 이렇게 최근 어머니의 근황을 전했다. 그러잖아도 노환으로 기력이 쇠해가는데  골절까지 생겨 고생하고 계시는 어머니의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의 안타까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존해 계시는 유일한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병원 생활을 한 지 올해로 어언 만 5년을 넘기고 이제 다시 새해를 앞두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모처럼 병원을 찾은 반가운 사람들이 있었다. 경기도 용인의 영문중학교(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소재, 교장 김영신) 강연수 교사와 학생들이다.
 
▲ 뒤주와 서안 영문중학교 소목반 소속 학생들이 만든 뒤주와 꽃다발과 손편지 엽서 (왼쪽), 지난해 만들어 선물한 서안(오른쪽)
ⓒ 이윤옥
  
이들은 손수 오희옥 지사에게 전할 목공예품 선물 '뒤주'와 아름다운 꽃, 호두과자, 그리고 정성스런 편지를 써 가지고 와서 오희옥 지사의 쾌유를 빌었다. 코로나19가 해제되긴 했어도 병실 면회는 여전히 금지되어 있어 병실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재활병동이 보이는 복도 끝에서 오희옥 지사의 아들 김흥태 선생에게 선물을 전하고 대화를 나눴다. 
영문중학교 학생들은 올해로 3년째, 해마다 연말이면 손수 만든 목공예품과 쾌유를 비는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써오고 있는 기특한 학생들이다. 해마다 학생들과 함께 병문안을 오고 있는 강연수 교사(역사 전공)는 용인지역근현대사연구회 모임에 소속되어 지역의 독립운동가에 관해 깊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날도 제자들과 함께 병문안을 했다.
 
▲ 정민지와 고하은 서울중앙보훈병원 1층 로비 벽에 걸린 오희옥 지사 사진 앞에서, 왼쪽이 오희옥 지사 아드님, 가운데가 영문중학교 정민지, 오른쪽이 고하은 학생
ⓒ 이윤옥
   
▲ 고하은, 정민지 2 영문중학교 소목반 학생들이 손수 만든 목공예품 '뒤주'를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께 선물했다(고하은, 정민지 학생(왼쪽부터)
ⓒ 이윤옥
  
그동안 이들은 학교 '소목반'에서 활동하면서 지난해에는 서안(書案, 예전에 선비들이 글을 읽거나 글씨를 쓰거나 간단한 편지를 쓸 때 사용하는 낮은 책상)을 만들어 가져왔고, 이번에는 작은 크기의 뒤주(곡식이 습기나 쥐, 해충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통나무나 널빤지로 짜서 만드는 나무로 만든 궤짝)를 만들어 선물했다. 선물은 받은 김흥태 선생은 감사함을 표했다. 
"강연수 선생님과 학생들이 3년째 수공예품을 손수 만들고 사랑이 가득한 손편지를 써서 시험기간임에도 병원을 찾아주어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어머님이 학생들을 직접 뵈었다면 무척 기뻐하셨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병실 면회가 안 돼 제가 대신 어머님께 선물을 전하고 엽서도 읽어드릴 생각입니다. 거듭 강연수 선생님과 영문중학교 학생들께 어머님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정민지 엽서 목공예품 '뒤주'와 함께 정성스러운 편지를 써온 정민지양의 엽서
ⓒ 이윤옥
   
▲ 고하은 엽서 목공예품 '뒤주'와 함께 정성스러운 편지를 써온 고하은 양의 엽서
ⓒ 이윤옥
  
강연수 교사는 "언제나 병문안 올 때마다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학생들이 뭔가 뿌듯한 느낌이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정성을 잘 받아주시고 칭찬까지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오희옥 지사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연말이 되면 왠지 마음이 외롭고 쓸쓸해진다는 사람들이 있다. 더구나 긴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하랴 싶다. 병원에서 새해를 맞이하실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님께 드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몇 달 동안 나무를 깎고 다듬었을 영문중학교 소목반 학생들의 정성과 구슬땀이 더욱 값져 보인 시간이었다. 새해에는 오희옥 지사께서 쾌유하셔서 우리들 곁에서 오랫동안 독립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영문중학교 학생들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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