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CEO 선임 투명해진다…경영승계절차 문서화

5대 은행 사옥 전경. ⓒ각 사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에 대한 중요사항을 문서화하도록 하면서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한다. 아울러 이사회의 의무와 역할도 강화하면서 경영진 감시 기능을 충실히 작동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12일 은행지주와 은행의 지배구조를 글로벌 기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ㆍ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에 대한 30개 핵심원칙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향후 지배구조에 관한 금감원의 감독·검사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은행별 경영전략, 조직 규모 등에 따라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원칙 중심의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먼저 CEO 선임 과정에서는 상시 후보군 관리·육성부터 최종 후임자 선정까지를 포괄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승계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승계절차에 대한 중요사항은 구체적으로 문서화하고 미리 마련된 CEO 자격요건과 연계해 상시후보군에 대해 다각도의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이사회가 상시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승계절차는 조기에 개시해 CEO 후보군에 대한 평가·검증 주체 및 방법을 다양화하도록 한다. 이밖에 후보군에 포함된 외부 후보에게 불공평하지 않도록 외부 후보에 대해서도 공정한 평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에 대해 이사회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에 대한 충실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사외이사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에 설치하고, 업무총괄자의 임명 및 성과평가에 이사회가 관여하도록 한다. 또 전담조직의 인력을 확충하고 사외이사 요청사항을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처리·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한다.

아울러 최소 7일 전 회의자료를 조기송부하고 사외이사만의 간담회가 실시돼야 하며 교육을 강화해 사외이사의 ▲충실성 ▲독립성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사회가 각 은행에 적합한 집합적 정합성을 갖추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이 충실히 작동할 수 있도록 독립성 확보에 대한 원칙도 제시됐다.

사외이사 후보군의 추천경로를 다양화하고 적정 임기정책을 마련하며, 사외이사 선임시 독립성, 전문성 등 자격 검증을 강화하도록 한다. 그간 은행권 사외이사의 임기는 관행적으로 2+1년으로 설정됐다.

이사의 전문분야, 직군, 성별 등과 관련해 은행별 영업 특성에 따라 중장기 전략, 가치 등을 감안해 전문성 및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소위원회는 이사의 전문성과 경험에 부합되도록 구성하며 1인의 사외이사가 다수 위원회를 겸하지 않도록 적정수의 이사를 확보하도록 한다. 또 이사회, 위원회, 사외이사 활동의 유효성을 연 1회 이상 평가하고 평가결과는 사외이사 재선임시 연계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끝으로 사외이사 평가의 공정성ㆍ객관성 제고를 위해 특정 평가주체의 비중이 과도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정량평가를 확대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평가결과 등을 이사회에 공유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피드백 기능을 강화하고 평가결과 공시 내용을 확대하도록 한다.

박충현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모범관행은 은행권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련된 만큼 국내은행이 유수의 글로벌 금융사 수준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전체 은행권에 최종안을 공유하고 은행별 특성에 적합한 자율적 개선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