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스스로 독재자 외치는 트럼프 당선, 민주주의의 재앙"
내년 미 대선에서 당선되면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민주주의의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후원자 행사에서 "트럼프는 시민권과 투표권, 낙태권 등 많은 분야에서 이 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고, 우리가 패배하게 되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미국 국민을 위해 출마한다고 하지도 않고 복수를 위해 출마한다고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을 거론하며 "트럼프는 하루만 독재자가 돼서 공무원들을 몰아내고 모든 종류의 일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는 정치 폭력을 거부하는 대신 감싸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각국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자신에게 다가와 "트럼프가 이기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날에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6사태 이전부터 최근 몇 년간 민주주의에 가해진 이런 전례 없는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열린 공화당 만찬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에 불법 입국자를 막는 장벽을 세우고 석유 시추를 재개하기 위해 "(취임 첫날) 단 하루만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美 특검, 워터게이트 거론하며 트럼프 면책특권 주장 반박
한편 지난 2020년 미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면책 특권을 주장하자 특검이 연방 대법원에 판단을 맡겼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11일(현지시간) 연방 대법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직 시에 발생한 범죄 혐의와 관련해 면책 특권이 있는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스미스 특검은 이날 문서를 통해 "면책특권 관련 결정에 대한 피고(트럼프)의 항고는 내년 3월 4일 시작예정인 재판을 중단시켰다"면서 "연방 대법원에서 이 사안을 판단해 피고의 주장이 거부될 경우 가급적 신속하게 재판이 진행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은 워터게이트 사건 때 연방 대법원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행정 특권 주장을 기각하고 테이프 제출을 명령한 판례를 예로 들었다.
바이든과 양자 대결 시 트럼프 우세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 양자 대결을 상정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역대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와 미시간에서 지난달 29일∼이달 7일 각각 1000명 이상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온라인 조사결과 두 주에서 모두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섰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50.62%대 47.84%로 이겼던 미시간주에서 트럼프를 뽑겠다는 사람이 50%로, 바이든 대통령(40%)에 10% 포인트 앞섰다. 이는 오차범위(±3.4%P)를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대선에서 49.51%대 49.25%로 바이든이 간신히 이겼던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로 바이든 대통령(44%)을 오차 범위 이내(±3.3%P)에서 앞섰다.
미 언론은 이런 결과가 최근 경합주 및 전체 여론조사에서 연달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암울한 소식이라고 평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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