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을(乙) 찾는 이재용·최태원…"반도체 동맹 격상"
[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
<앵커> 네덜란드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시간으로 오늘 저녁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찾습니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인 EUV 노광장비를 전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곳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동행할 예정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윤 대통령이 반도체 협력 관계를 반도체 동맹으로까지 격상하겠다는다고 밝혔는데요. 의미를 짚어주시죠.
<기자> 네.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고, 다시 본격적으로 초미세공정 경쟁이 심화되는 이때 원활한 EUV 장비 공급망을 더 탄탄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윤 대통령과 이재용, 최태원 회장은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피터 베닝크 ASML 회장과 ASML 핵심 시설 '클린룸'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또 다음날에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반도체 동맹' 강화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는 7(nm)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 주로 활용됩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 인텔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방식의 3나노 공정 양산을 처음 시작한 이후 TSMC가 따라 붙었습니다.
두 업체 모두 2025년 2나노 양산하고, 이후 1.4나노 이하 로드맵을 갖고 있습니다. 인텔은 2025년경 1.8나노 양산까지 계획 중입니다.
ASML은 올해 EUV 최신 장비를 3분기까지 40대 만들었습니다.
4분기 10여대가 더 생산할 예정인데, 수량이 정말 얼마 안 되죠. 해당 장비 수급이 막히면 반도체 기술 개발 로드맵도 지연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 협력이 이번 방문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앵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동행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겠군요.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에도 EUV 공정 도입이 확대될 전망이잖아요.
<기자> 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첨단 D램에 EUV 공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10나노급 3세대(1z) D램에, SK하이닉스 역시 10나노급 4세대(1a) 모바일 D램에 EUV 공정을 활용합니다.
공정이 미세화된다는 건 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D램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의 4세대(1a) D램은 3세대(1z)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는 수량이 25% 증가합니다.
또 초미세고정은 올해 반도체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혁신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HBM 자체가 첨단 D램 제품을 12단으로 쌓아 성능을 끌어 올린 것이기 때문에 D램 자체 품질도 좋아야합니다.
<앵커> EUV는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차세대 장비 공급 확보에도 경쟁이 붙었다고요.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해 ASML의 차세대 하이 NA(뉴메리컬어퍼처) EUV 장비까지 활용할 계획입니다.
현재 EUV 장비 한 대가 3천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해당 최신 장비는 이보다 2배 정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TSMC와 인텔이 경쟁적으로 장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해 ASML을 방문해서 해당 최신 장비 납품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메모리 반도체 반등이 시작됐는데,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실적도 내년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메모리 업황 부진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성적도 올해 좋지 못했습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을 포함한 비메모리 반도체는 약 1조 7천억 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반도체 적자 추정치 13조 원에 비해 막대하진 않지만 부진한 성젹표인 건 맞습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을 완공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합니다.
이미 미국 반도체기업 그로크의 4나노 AI반도체 수주하는 등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파운드리에선 TSMC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게 아쉽지만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가 지속되는 만큼 내년 개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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