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1호기서 '반도체 회의' 주재한 尹…"동맹으로 관계 격상"(종합)
동포들과 만나 감사 전하며 "많은 협정·MOU 체결" 예고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 중인 공군 1호기 내에서 참모, 부처 장관들과 반도체 회의를 1시간 가량 별도로 진행했다.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 회의로,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까지 방문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암스테르담에 도착해 3박 5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것은 1961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이날 공군 1호기가 네덜란드 상공에 진입하자 네덜란드 공군기 2대가 좌우에서 엄호 비행을 했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구축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다.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동포들과 만나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협력은, 이제 반도체 동맹으로 관계가 격상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국과 네덜란드는 국방·안보와 같은 전략적 분야부터 경제, 문화,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서 많은 협정과 MOU(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 한-네덜란드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627년 조선에 귀화한 네덜란드인 얀 얀서 벨테브레(한국명 박연)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선박 선원이었던 헨드릭 하멜이 1653년부터 13년간 조선에 표류하며 지은 ‘하멜 표류기’, 6·25 전쟁 당시 네덜란드가 5000명의 장병을 파병한 점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 네덜란드의 깊은 인연을 꺼내기도 했다. 특히 "한국과 네덜란드는 자유와 법치라는 이런 가치를 공유하면서 경제 협력을 확대해 왔고, 작년에는 양국 교역액이 역대 최대인 160억 달러에 이르렀다"며 "네덜란드 많은 도시들에 한식을 즐기는 네덜란드 사람들로 붐비고 K-팝, K-드라마 같은 K-콘텐츠의 인기도 매우 뜨겁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빈 방문 중 회담이 예정된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에 대해서는 "취임 후 지난 1년 반 동안 뤼터 총리와 많은 다자회의에서 만났고, 또 세 차례 정상회담도 가졌다. 모레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면서 "네덜란드에 대한 마음이 더 각별해지는 것 같다"고 친분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출국 전 AF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국빈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룰, 보다 체계적인 제도적 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반도체 협력 논의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와 한국은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라는 공감대하에 양국 간 경제안보 분야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동맹’을 기반으로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현지에서는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정상회담 및 업무 오찬에서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을 논의한다.
12일 예정된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ASML 본사 방문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다. 윤 대통령은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기업의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 보완성을 극대화하는 세부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하고, ASML을 포함해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노광장비를 세계 시장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탓에 우리로서는 반도체 공급망을 크게 확장할 기회다.
암스테르담=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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