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6년만에 베트남 방문…美 견제 잰걸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베트남을 찾았다. 서방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전략적 아시아 파트너와 미국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2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부터 1박 2일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하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양국은 정치·경제 협력과 민간 교류, 해상문제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특히 베트남의 수출에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철도 노선과 관련, 중국이 보조금을 통해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슝보 베트남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10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양국 정상 간 만남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양측이 철도,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중국은 서부, 중부, 동부 노선을 포함한 3개의 아시아 횡단 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이 올해 들어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과 2017년에도 베트남을 방문하는 등 지속적으로 양국 관계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베트남을 찾아 양국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 주석의 일정을 미국에 대한 견제의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례량푹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은 베트남이 다른 국가들과 밀착하지 않도록 압박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이 관계 균형 맞추기를 이해하는 나라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베트남은 최대 무역 파트너로부터 경제적 기회를 모색하면서 이 같은 균형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베트남이 맞서는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션이 푸단대 교수는 이에 대해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주석의 연초 또는 연말 국빈 방문국은 전략적인 고려와 의미가 있다"면서 "우호, 호혜와 포용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션 교수는 "중국은 베트남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진지하게 발전시켜왔다"면서 "미국은 필요할 때 베트남을 이용해 이기적인 이익을 얻고, 그렇지 않을 때는 제쳐뒀다"고 지적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양국 간 단결과 우호를 강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면서 "약국 공동 이익에 부합해 지역과 세계 평화, 안정,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관계의 격상은 추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