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실컷 먹고 가라는 친정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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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기자]
부모님 모시고 좋은 데 가서 맛있는 거 먹는 자식들을 볼 때마다 나도 그렇게 해드리고 싶었다. 농사 짓는 부모님은 늘 그런 삶과는 동떨어졌다.
▲ 부모님은 병원 가는 일이 생기면, 조심스레 시간 있느냐고 물으신다. |
ⓒ elements.envato |
여덟시 반에 나선 길이 두 시가 되어 끝났다. 소고기 등심을 산 아버지는 한 팩은 먹고 가고, 한 팩은 식구들 주라며 내미신다. 집에 들어 온 돼지고기 선물도 더 싸 주신다. 엄마는 병원에 데리고 가주어 고맙다고 몇 번이나 말하신다.
돌아보니 이것도 여행이다. 부모님이 필요해서 부르고 부모님이 고마워서 자식에게 전화를 자주하니 이보다 더한 여행이 어딨을까?
"아버진 젊은 시절로 가시면 뭐가 하고 싶어요?"
"하고 싶긴 뭐가 하고 싶냐?"
"그래도. 공부?"
"공부 잘 해서 사법고시 되어 뭐 좋으냐?"
"그럼 아버진 다시 태어나면 어떻게 살고 싶어요?"
"다시 태어날 수도 없는데 뭘 어떻게 살고 싶냐?"
아버지는 내가 생각하는 답과는 먼, 사실만을 답하신다. 집에서는 식구들에게 미루느라 소고기 많이 못 먹으니 여기서 실컷 먹고 가라신다. 바리바리 싸서 집으로 돌아오니 오늘은 영어강독도 못하고 독서도 못했지만 그런 공부보다 더한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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