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단감 먹기 힘드네"…20~30% 훌쩍 뛴 제철과일
작황 부진에 출하량 감소가 원인
올해 이상기후 등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연말 사과를 비롯해 배, 단감 등 국내산 제철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가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등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지만, 수급 불균형은 여전해 과일값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사과(후지) 10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2만7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1981원)보다 25.1%, 평년(2만1371원) 대비 2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뿐 아니라 배, 단감, 감귤 등의 가격도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 배(신고)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3만4197원으로 전년 동기(2만5877원) 대비 32.2% 올랐고, 단감도 10개 기준 1만6815원으로 전년(1만1769원) 대비 42.9%, 평년(1만1521원)과 비교해선 46.0% 상승했다. 이밖에 감귤도 10개에 3480원으로 평년(2910원) 대비 19.6% 올랐다.
연말 과일값 상승은 이상기온 등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출하량이 감소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과의 경우 봄·여름 잦은 강우로 생육이 부진했고, 가을철 이후에는 기온 하락으로 갈변병까지 겹쳤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42만5400t으로 전년(56만6000t) 대비 24.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12월 출하되는 사과도 일조량 부족으로 착색 불량, 병 발생, 우박 피해로 외관이 좋지 않은 등 사과의 품질이 지난해보다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하량 역시 28%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단감도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며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단감 생산량은 7만800t으로 전년(10만3900t) 대비 31.9% 줄었는데, 착과 수는 줄어든 반면 탄저병과 낙과 발생은 증가했다. 특히 생산량이 줄면서 작년보다 높은 가격대가 이어지자 농가들이 저장량을 줄이고 가을철 출하량을 대폭 늘렸던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 배도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배는 생육기 기상 악화로 착과 수가 줄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감소한 20만3000t 내외로 추정된다. 다만 감귤의 경우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체 과일의 가격 상승으로 감귤 값도 상승하고 있다.
과일값 부담이 심화하면서 민관이 협력해 가계 부담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연말까지 사과 1만5000t, 배 1만t 등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고,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사과 비정형과(못난이 과일)와 소형과 출하를 지원한다. 서울시도 오는 13일까지 롯데마트, 중앙청과와 함께 사과 2.5kg 5000박스를 30% 할인가 공급에 나섰다.
다만 과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과일값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기준 사과 저장량은 20만2700t으로 전년(29만2000t) 대비 30.6% 감소했고, 배도 31.1% 줄어든 8만8000t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국내산 과일값이 급등하면서 수입과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수입과일도 주요 수입국의 작황 부진과 높은 수입 원가 등으로 수입량이 줄었지만 정부의 할당관세 적용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김주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바나나 수입량은 지난달 베트남산과 중남미산의 공급량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데 이어 이번 달도 할당 관세 인하로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정부는 10개 수입과일과 식품 원료에 대해 관세 인하하기 시작했다. 할당관세란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면제하는 것으로 널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수입품 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먹거리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기존 30%였던 바나나에 대한 관세를 올해 말까지 3만t 수입분에 한해 0%로 면제하고, 망고와 자몽도 각각 1300t, 2000t 분량에 기존 30%의 세금을 0%로 깎아준다.
이밖에 수입 냉동과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냉동과일 수입량은 5만469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2434t)보다 4.3% 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해 냉동과일 수입량은 6만253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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