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외국인 고용 길 열리자 ‘안도의 한숨’
내년 시범사업 후 확대 적용
호텔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만성적인 인력난이 국내 관광 산업 육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정부 비전문취업(E-9)비자 근로자에 대해서도 숙박업의 취업을 허용하기로 하면서다.
정부는 지난 8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관광 수출 혁신 전략’을 확정해 발표했다. 외국인 인력 공급 확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력난에 처한 관광업계의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음식점업과 광업, 임업으로 E-9 허용 범위를 확대했지만 호텔·콘도업은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한 바 있다. 내국인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현장 인력난을 완화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권 주요 호텔의 투숙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히 오른 상태다. 코로나19 이전 해외 고객을 주로 받았던 호텔 사업장은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방한 외국인 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하며 주요 호텔의 외국인 투숙 비중도 함께 높아졌다.
반면 현재 호텔의 인력난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고 지방의 소규모, 낮은 등급의 호텔일수록 어려움이 가중되자 정부가 호텔·콘도 등 관광숙박업에 비전문취업 외국인 근로자 취업도 허용하기로 했다.
실제로 호텔업계가 느끼는 인력 부족 위기감은 상당하다. 한국호텔업협회가 지난 6월 ‘호텔 인원 부족 현황’을 조사한 결과 18개 호텔에서 341명(8.1%)의 인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인력을 감축한 여파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서비스업 기피현상이 겹친 탓이다.
정부의 조치에 대해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사업장 특성과 입지별로 비율상 차이는 있지만 외국인 투숙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심화된 인력난이 새로운 골칫거리가 돼 왔기 때문이다. 객실 청소 담당자 등을 채용하기 어려워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방 및 호텔 인력난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찬성하는 분위기”라며 “실제 E9 비자가 채용돼 근무하는 업태는 직접고용보다는 하우스키핑, 식음보조, 객실정비 보조와 같은 간접고용인력 비중이 높은데 세부적인 안이 궁금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11월 달까지는 직접 고용에 한해 허용을 허가하는 분위기였다. 애초에 안 자체는 특급호텔에서의 인력난 자체를 모두 해결하기엔 조금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다만 3성 호텔 등에서는 정부의 안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최근 호텔업계는 늘어난 운영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호텔 매출은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건비를 비롯해 공공요금 등이 치솟으면서 운영 경비 역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서는 가격 인상 만이 손해를 보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호텔 뷔페부터 크리스마스 케이크까지 가격 논란이 많았던 만큼, 고객들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호텔업계서는 최근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뷔페 가격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특급호텔은 물론 비교적 저렴한 조식 뷔페나 가성비 좋기로 알려진 비즈니스 호텔 뷔페까지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메뉴 개편에 따른 물가인상분을 반영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특급호텔들의 경우 올해 연말 뷔페 가격을 최대 34% 상향 조정했다. 일반 식당의 식자재 원가율이 15%인데 반해 호텔은 45~50%로 높아 부담이 더욱 크다는게 이들의 논리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호텔업계 딸기 뷔페 가격 역시 껑충 뛰었다. 호텔들은 매년 딸기 뷔페 가격을 인상해왔는데, 올해 상승 폭은 더 컸다. 최대 30% 인상됐다. 호텔업계에선 딸기를 포함한 재료와 인건비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도 치솟았다. 주요 특급 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밀가루, 우유, 계란 등 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고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건비 등을 고려해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호텔 측 입장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뷔페를 비롯한 식음업장의 가격 인상 요인으론 무엇보다 직간접원가 상승에 기인한 면이 크다”며 “조리와 접객 인력 등의 인건비, 전기가스 공공요금 등이 모두 오른 상황이고 식자재 원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호텔의 특성상 아무래도 일반적인 시중 업장들보다 더 상급의 재료를 사용하고 해외에서 들여오는 재료도 많아 재료 수급에 부담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며 “원가 부담은 커진데 비해 호텔 뷔페나 케이크 등이 회전율이 높지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법무부, 스토킹·불법 체류 관리 인력 보강…111명 대규모 증원
- 한국토요타, LG U+와 전동화 차량 충전 비즈니스 ‘맞손’
- "여자 옷 벗겨보자" 저질 AI앱에 2400만명 미친듯 몰렸다
- "납치女 성폭행 후 가슴 절단까지…" 살아남은 목격자 충격 증언
- 타락한 민주정
- 한동훈 "이재명 위증교사 재판, 통상적인 결과 나올 것"
- 이재명 위기에도 '추동력' 잃었나…1심 선고 후인데 '장외집회' 시들?
- '트럼프 포비아' 증시 폭락에 곱버스 ETF 부각…'불나방 투자' 경계령
- 극장가에 부는 팬덤 열풍, 이번엔 뮤지컬 스타다 [D:영화 뷰]
- ‘골반 통증’ 김도영, 천만다행 “호주전 출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