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사쿠라 노선” 격앙… 민주당, 이낙연 신당론에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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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에서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대학 강연 직후 '당내 혁신을 기대하는 것과 신당 창당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귀국 후 5개월 이상 기다렸지만 (민주당의) 바람직한 변화를 감지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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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도 “현명한 선택을” 불만
李, 창당 가능성 시사 광폭 행보
민주당 내부에서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 경선 불복’ ‘사쿠라’ 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공개적으로 터지면서 신당론으로 촉발된 민주당 안팎의 파열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1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민주한국당 이후 실패해 왔던 이런 ‘사쿠라’ 노선을 답습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변절한 정치인을 가리키는 ‘사쿠라’라는 오래된 정치권 은어를 사용하며 이 전 대표를 공격한 것이다.
김 의원은 “‘원칙과 상식’(비명계 의원 모임)보다 이 전 대표의 신당론이 100배 큰 문제”라며 “정치인 이낙연의 정체성이 궁금해지는 ‘자기 혼선’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패했던) 경선 불복이니, 차라리 나가서 신당을 차리면 깔끔할 텐데 그러지도 않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전략’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이 김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 반박할 용기가 없다고 본다”며 “사쿠라의 길을 접기 바란다”고 공격을 이어갔다.
김 의원 외에도 이 전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문재인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설득해야 할 분이 오히려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의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를 지냈고 문재인정부 때 총리까지 한 우리 당의 유력 대권 후보였다”며 “민주당에 도움 되지 않는 행동을 하실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해 온 분”이라며 “이 전 대표가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도 이 전 대표는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대학 강연 직후 ‘당내 혁신을 기대하는 것과 신당 창당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귀국 후 5개월 이상 기다렸지만 (민주당의) 바람직한 변화를 감지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오후에는 지난 3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과 자신의 사무실에서 30분가량 면담했다. 이날 회동은 이 전 대표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이 전 대표는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저녁에는 MBN뉴스에 출연,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창당의 날짜가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영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많은 분이 민주당을 걱정한다. 민주당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총리가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전 총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말씀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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