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가려진 ‘조용한 독재’ 엘시시 3선 눈앞

장은현 2023. 12. 1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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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압델 파타 엘시시(69) 이집트 대통령이 전쟁으로 혼란한 틈을 타 장기 집권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엘시시는 이집트에서 유일하게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하메드 모르시 전 대통령을 2013년 군사쿠데타로 축출한 후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엘시시 대통령 재임 기간 이집트 경제는 악화됐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개전 후 여러 차례 이집트를 찾으며 엘시시를 중요한 외교 상대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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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까지 이집트 대선… 압승 전망
경제난에도 ‘전쟁 중재자’ 입지 굳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대선 첫날인 10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이집트 대선은 12일까지 3일 동안 실시된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압델 파타 엘시시(69) 이집트 대통령이 전쟁으로 혼란한 틈을 타 장기 집권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는 이집트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시작된 이집트 대선은 12일까지 진행된 뒤 18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대선은 엘시시 대통령이 2019년 대선 출마 제한을 두 차례에서 세 차례로,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엘시시는 이집트에서 유일하게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하메드 모르시 전 대통령을 2013년 군사쿠데타로 축출한 후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엘시시 대통령 재임 기간 이집트 경제는 악화됐다.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고 40%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 부채도 3배 증가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엘시시의 압승을 예측하고 있다. 전쟁 중재자를 자처하는 엘시시가 대중의 관심을 국내 문제에서 전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엘시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일시적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했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통로를 열어 인도적 물품을 지원했고 부상자들을 치료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개전 후 여러 차례 이집트를 찾으며 엘시시를 중요한 외교 상대로 인정했다.

엘시시가 자국 내에서 반대 세력을 조용히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력한 야권 후보였던 아메드 엘탄타위 전 의원은 대선 출마에 필요한 서명 수를 채우지 못하고 선거운동을 종료했다. 지지자들은 엘탄타위를 지지하려 했지만 서명이 제한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야권 후보 3명은 지지율이 미미한 상황이다.

티머시 칼다스 미국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 부국장은 “이집트에 선거는 없다. 선거 극장이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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