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증원 외 소아 진료 보상도 현실화해야

입력 2023. 12. 1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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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6일 저녁 2024년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가 나왔다.

흔히 필수의료 분야로 불리는 과들의 성적은 참담했다.

의료계와 정부, 국민들이 걱정하고 염려했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났다.

'사명감'으로 필수의료 분야를 지원하겠다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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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장


지난주 6일 저녁 2024년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가 나왔다. 흔히 필수의료 분야로 불리는 과들의 성적은 참담했다. 의료계와 정부, 국민들이 걱정하고 염려했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났다. ‘사명감’으로 필수의료 분야를 지원하겠다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과별로 모집 현황을 살펴보면 소아청소년과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게 모집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1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하나도 없는 병원도 있었고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 대부분이 지원자가 아무도 없었다. 응급의학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렇게 젊은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아 진료에 대한 보상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소아청소년과는 채혈이나 정맥주사뿐만 아니라 혈압이나 체온 측정 같은 단순한 행위조차 성인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된다. 신체 진찰의 난도가 높고 진료 중 상담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 영상 장치)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아이를 금식시킨 후 검사실까지 데려가서 안전하게 재우고 다시 병실까지 데려오는 노력은 수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수가에 있다. 수가는 원가 보전과 관련된 경영학적 문제이고,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자기 성취에 관한 문제다. 또한 경제활동과 직결되는 생활의 문제다. 그런데 돈 얘기로만 치부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젊은 세대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처우 개선, 두 번째, 충분한 인력 확보, 세 번째 불필요한 소송 방지다. 우선 처우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긴급하게 해당 분야 보조금 지원과 수가 상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전면개편을 통해 긴급도와 중증도를 고려한 상병 중심의 수가 지원을 개편하는 게 절실하다.

지금까지는 과 위주 지원으로 해당 과만 인기를 누리는 현상이 지속 반복돼 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 외 진료과의 인력은 항상 부족한 상태다.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비인기과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인력 확보는 교수 인력과 전공의 인력을 동시에 늘려야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증원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실효적인 보험수가 개편이 우선 돼야 한다. 또한 긴급도와 중증도가 떨어지는 상병명은 보험에서 제외시키거나 본인 부담률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증합병증 또는 사망 시 자동으로 의료분쟁이 신청되도록 몇 년 전에 법안이 통과됐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 법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 막대한 사회적 갈등 비용이 불필요하게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료진은 환자에게 해를 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사에서 나온 정보들로 변호사들이 환자를 부추겨 형사소송까지 걸게 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문제로 의료소송이 진행되거나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마치 범죄자처럼 인식되지 않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의료소송을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보험 등을 통한 비용지원 절차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선의와 헌신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지속 가능한 소아청소년 응급진료시스템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합리적인 보상과 지원이 필요하다.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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