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화재… 시련을 넘어 선교의 새 길을 열어주시다

2023. 12. 1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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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 첫발을 내디디며 시작된 태국 선교가 29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당시 태국은 선교 역사가 160년 이상 됐음에도 개신교 복음화율이 0.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치앙마이로 옮기게 하셨고 그곳에서 교회 개척 사역과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 사역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가장 막히고 보이지 않는 길 가운데서 새로운 길을 만드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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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째 태국서 사역 김주만 선교사
김주만(왼쪽) 선교사가 지난해 12월 태국 치앙마이 항동쌩쁘라썻교회 앞에서 현지인 리더인 와타나 차이위셋꾼(가운데)의 대학 졸업을 축하하며 성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95년 8월 첫발을 내디디며 시작된 태국 선교가 29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당시 태국은 선교 역사가 160년 이상 됐음에도 개신교 복음화율이 0.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사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했습니다.

하나님은 신학교가 아닌 교회 사역에 전념케 하셨습니다. 국제선교단체 OMF에 속해있는 저는 방콕 근교 지역인 랑싯에서 9년 가까이 교회개척 사역을 펼쳤습니다. 하나님은 치앙마이로 옮기게 하셨고 그곳에서 교회 개척 사역과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 사역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2011년 5월 선교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두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5월 23일 오전 차를 몰고 매쨈센터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큰 상처는 없었지만 심한 두통으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사흘 후인 26일 동역자인 차이핫 형제로부터 센터에 불이 나서 아이들이 지내는 숙소동 건물이 전소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행히 사역자와 아이들은 무사했습니다.

단 사흘 만에 일어난 사건들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 마음을 만져주셔서 비통해하거나 낙심하는 마음 대신 감사하도록 하셨습니다. 저와 아이들의 생명을 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생각지 못한 ‘전화위복’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깊은 골짜기의 시간을 보내면서 사역이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사건들이 일어난 해는 치앙마이 항동 지역에 교회 건축을 마치고 예배를 시작한 때였습니다. 대학생으로 이뤄진 교회였으나 젊은 가족들이 중심이 된 지역 교회로 탈바꿈했습니다.

메홍손 멜라루앙 지역에서 차뜨리 전도사와 함께 작은 교회를 건축하고 개척했습니다. 장소가 좁아서 3년 만에 더 큰 건물을 건축했으며 인근 중학교에서 공부하는 기독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도 함께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을 양육하고 있습니다. 그해 10월 매쨈센터 출신의 대학생 제자들과 함께 기독교 동아리인 SFC(Student For Christ) 사역도 시작했습니다. 이 동아리는 국립대학인 치앙마이 라차팟대학교의 정식 동아리로 등록해 10년 이상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역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곳곳에서 세워지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가장 막히고 보이지 않는 길 가운데서 새로운 길을 만드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병원에서 속절없이 화재 소식을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하나님은 우리의 슬픔과 고통을 기쁨으로 바꿔주셨습니다. 모든 것이 끝나 버린 것 같은 자리에서 새로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미국의 찬양사역자 돈 모엔이 불렀던 찬양 ‘나의 가는 길’(God will make a way)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하나님께서 길을 만드시네 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방법으로 일하시네. 그분은 나를 위해 길을 만드시네.”

글·사진=치앙마이(태국) 김주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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