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약사의 중독 탈출] <9> 음란물은 영혼과 신체 병들게 하는 독극물

2023. 12. 1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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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효능감’이란 캐나다의 심리학자 앨버트 밴듀라가 제시한 개념이다. 직면한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을 일컫는다. 자기효능감은 학교 학습 등 성취 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자기효능감은 선택, 끈기, 성취와 직결돼 직업 선택뿐만 아니라 과제 선택, 개인의 지속적 발전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다.

높은 자기효능감에 믿음을 가진 개인들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더 큰 노력을 기울인다. 베이츠 등 많은 연구자는 직업 선택에 있어 자기효능감이 개인과 사회 사이에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한다고 논하며, 삶의 질과 방향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했다.

중·고·대학생 1015명을 대상으로 음란물 중독집단과 비 중독집단을 구분해 두 집단 간의 차이점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음란물 중독은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에 음란물이 끼치는 영향을 연구 발표한 논문 ‘청소년의 음란물중독과 우울, 외로움, 충동성, 감각추구 및 자기효능감과의 관계’(이정윤·이상희)에 따르면 음란물 중독집단은 비중독집단보다 자기효능감이 낮았다. 음란물 중독자 집단은 비중독자집단보다 우울과 충동성이 더 높았다.

미국 오레곤대학의 생물학 교수 게리 윌슨은 음란물 중독의 폐해를 알리며 음란물 시청을 중단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의 노력 결과에 대해 책을 발간했는데, 온라인서점 아마존에서 10만부 넘는 판매량을 보이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윌슨 교수의 저서에 따르면 음란물을 중단한 사람들은 자기효능감이 회복되는 특징을 보였다. 우울증 완화, 자신감 상승, 눈 맞춤, 편안한 상호작용 능력 개선 등 사회적 불안감이 개선됐다. 또 전체적인 에너지가 증가하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발기 부전 증상이 사라지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음란물에 한창 빠져있을 때의 그들은 “내 직업에 집중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사람과 상호작용하는데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열정적으로 일해도 결코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무섭도록 우울했다” “음란물로 발기부전이 유발됐다” 등의 고백을 털어놨다. 음란물 중독으로 자기효능감이 엄청나게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음란물을 끊고 업무처리 능력이 높아지고, 기억력이 돌아오고, 대인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된 사례는 많다. 많은 연구자가 음란물은 집중력 및 수행능력 저하, 학업능력 감소와 연결된다고 지적한다. 윌슨 교수는 음란물을 끊으면 작문 실력이 좋아지고 사용 단어가 증가하며, 기억력이 좋아지는 경험을 했다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어떤 알약을 먹었는데 그 알약이 우울증을 유발하고, 발기부전을 유발하며, 자기 효능감을 최악으로 치닫게 하며,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떨어뜨린다면 누가 그 알약을 먹겠는가. 그런데 그 알약, 즉 음란물이라고 하는 알약을 서슴없이 먹는 지금의 ‘스마트폰 좀비 세대’를 부모가 그냥 내버려 둬선 안 된다.

필자는 저서 ‘너는 내 것이라(두란노·2020)’를 통해 음란물이 단순히 심리적 변화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음란물 중독자의 뇌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그리고 음란물에 의해 망가진 뇌를 어떻게 회복시키는지, 나아가 자녀들에게 일상 속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법에 대해 안내했다. 이 책은 4년 째 20쇄를 발간했다. 첫 출판 당시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 기준으로 전체 종교 분야 1위를 수 주간 유지하는 한편 1쇄가 나오자마자 품절이 됐는데 다름 아닌 차세대의 음란물 근절과 예방을 다룬 책이었다.

양육자들이 그동안 음란물에 대한 이만큼이나 고민이 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음란물은 영혼에 해악을 끼치고 신체마저 병들게 하는 영혼의 독극물이며, 행정안전부가 말하는 ‘차단’해야만 하는 백해무익한 미디어일 뿐이다. 날마다 주님 앞에 내 모든 스마트기기를 ‘포렌식’한다는 마음으로 내 스마트폰, 컴퓨터 앞에서 오늘 하루하루의 경건을 입증하기 위해 전투하는, 거룩한 세대가 자라나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기도하고 훈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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