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희망의 교회로] “주민과 적극 소통하는 교회… 규모 작아도 실천하는 힘 느껴져”

장창일 2023. 12. 12. 03: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부> ‘다시, 희망의 교회로’ 그 후
취재기자 방담(끝)
‘다시 희망의 교회로’ 취재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독립문교회에서 취재 뒷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미 손동준 장창일 유경진 양민경 최기영 기자. 신석현 포토그래퍼


한국교회 희망의 현주소를 진단한 국민일보 더미션의 연중기획 ‘다시 희망의 교회로’ 취재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독립문교회(김성희 목사)에서 방담을 갖고 기획 시리즈 보도를 갈무리했다. 한국교회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암울한 진단 속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사역하는 희망의 교회를 돌아본 기자들은 규모는 작아도 복음을 심는 사역 안에서 큰 희망을 엿봤다고 입을 모았다.

장창일 기자=방담 장소인 이 교회는 지난 8월 ‘다시 희망의 교회로’를 통해 소개된 교회다. 한양도성 성곽에 맞닿은 고지대 주택가에서 희망의 사역을 하는 교회에 모여 기자 방담을 하게 된 게 무엇보다 뜻깊다. 취재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는데 실제 희망을 목격했는지 궁금하다.

손동준 기자=인천 계양구 예수이룸교회가 기억에 남는다. 60여명 출석하는 작은 교회였지만 이토록 많은 사역을 할 수 있는지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대형교회들의 역할이 있지만 이 교회를 취재하면서 작은 교회들 안에 희망의 씨앗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양민경 기자=주민과 적극 소통하는 교회들이 인상적이었다. 실천하는 복음의 힘을 느꼈다. 방담이 진행되는 독립문교회의 경우 지역의 교회들과 교파를 초월해 협력하는데 이걸 주민들이 좋게 본다.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생겼는데 교회들이 전도지를 함께 제작해 함께 전도한다. ‘우리 교인’을 만들기보다 기독교인을 한 명이라도 더 늘리자는 취지였다.

유경진 기자=강원도 홍천 제곡교회에서 인종을 초월한 환대를 엿봤다. 다문화·다인종 사회가 돼 가는데 교회가 선제적으로 이들을 품는 사역을 준비하면 좋겠다. 신앙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모두를 품는 사역이 필요하다.

최기영 기자=희망의 사역은 교회 크기와 관계 없는 일이다. 강원도 영월 옥광교회는 폐광촌 한복판에 있는 신앙 공동체다. 1만명이 웃돌던 인구가 37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무너진 지역사회를 교회가 살렸다. 목회자가 복음만 전한 게 아니라 주민으로 살며 마을에 깊숙이 들어가 지역을 살리고 결국 복음도 전했다. 교회가 공동체의 일원이 될 때 희망을 심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박용미 기자=강원도 정선 동강교회도 비슷하다. 이 교회 목회자는 산골 마을에서 순회선교사로 헌신하며 산 중 마을을 14년 동안 돌다 주민이 됐다. 지금 교회가 자리 잡은 곳도 주민들이 교회를 세워달라고 먼저 제안했다. 신뢰가 사역보다 앞서야 한다. 이는 목회자가 삶으로 보여줘야 하는 영역이다.

양 기자=몽골 사례를 취재했는데 드넓은 땅 곳곳을 누비며 사역하는 현지인 사와르자 밝은미래교회 목사도 비슷하다. 소외 이웃을 일일이 찾아가 기독교인이 좋은 이웃이란 걸 직접 보여줬다.

장 기자=복음의 가장 큰 특징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에 담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현장이 연중기획에 잘 담긴 것 같다. 다만 희망만을 이야기하기엔 현실이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양 기자=좋지 않은 일로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교회들이 작은교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에덴정원교회가 마을 사역에 힘쓴 이유가 놀라웠다. 개척 초기 지역 맘 카페에 “교회가 창립기념 떡을 현관 문고리에 걸고 갔는데 이걸 먹어도 되는 거냐”라고 묻는 글이 올라왔는데 “먹지 말고 버리라”는 답이 달린 걸 본 이후였다. 이 교회 목회자는 그 순간 “하나님이 만홀히 여김 받을 분이 아닌데, 이건 모두 교회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몸부림쳤다고 했다.

최 기자=동티모르 현지 취재를 통해 한인 선교사와 동티모르 목회자, 후원하는 한국교회가 삼각 협력을 통해 복음을 심는 모습을 봤다. 마을의 필요에 각 지체가 집중적인 관심을 가질 때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감동적이었다. 당장 결실을 보지 못해도 꾸준히 노력하는 항상성이 중요하다는 것도 느꼈다. 인내가 희망의 마중물이다.

손 기자=취재하면서 ‘신나고 재미있는 교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목회자부터 교인들 모두 복음 안에서 신바람 난다면 이 자체로 ‘교회다움’이 완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었다. 하나의 교회가 한없이 커지는 것보다 흩어지는 교회를 통해 성장 동력을 나누는 것도 희망의 단편이다. 축소사회라는 키워드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유 기자=교회가 친근한 공간이 되면 좋겠다. 문턱이 높지 않고 언제든지 쉬다 올 수 있는 교회가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교회상이 아닐까 한다.

최 기자=가족 같은 공동체가 필요하다. 비신자들에게는 ‘심리적 가족’으로 포장해도 좋겠다. 재소자 자녀들의 멘토가 되는 사역자를 취재했다. 곁에서 보니 이들은 정말 가족과도 같았다.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 이처럼 끈끈한 가족이 된다면 복음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지 않을까. 복음을 심는 출발점은 가족 같은 교회, 그런 공동체가 되는 데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다시, 희망의 교회로 취재팀
장창일 최기영 양민경 박용미 손동준 유경진 기자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